국내건설수주 증가세..건설경기 회복 '아직'

도로 관련 수주 급증..나머지 공종 대부분 부진

입력 : 2014-04-17 오후 3:50:41
[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지난 2월 국내 건설공사 수주액이 지난해보다 늘어나면서 5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지만 건설경기가 회복하고 있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왔다.
 
17일 대한건설협회와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월 국내 건설수주는 공공부문의 호조로 전년 동월 대비 17.6% 증가한 5조211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3년 10월부터 5개월 연속 증가했다.
 
5개월 연속 수주가 증가한 것은 지난 2011년 8월부터 2012년 2월까지의 기록 이후 약 2년 만인데다, 수주액 자체도 2월 실적으로는 최근 6년 안에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공공부문은 비주택 건축을 제외한 모든 공종에서 호조를 보이면서 전년 지난해 같은 달 대비 75.5% 증가한 2조2587억원으로 집계됐다. 2월 실적으로는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공공 토목수주는 2월 실적으로는 경기 침체를 타개하기 위한 SOC 예산의 증액·조기 집행으로 수주가 급증한 지난 2009년 2월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도로·교량 수주가 크게 증가해 지난해 같은 달 대비 99.2%나 증가한 1조9131억원을 기록했다.
 
공공 주택수주는 기저 효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00.6% 증가한 1563억원으로 집계된 반면, 비주택 건축수주는 23.9% 감소한 1893억원으로 부진했다.
 
민간부문은 비주택 건축을 제외한 모든 공종이 부진해 전년 동월 대비 6.1% 감소한 2조9528억원을 기록하며 지난 2013년 10월 이후 4개월 동안 지속됐던 증가세에 마침표를 찍었다.
 
민간 토목수주는 글로벌 금융 위기가 시작된 지난 2008년 이후 2월 실적으로는 두 번째로 낮은 3498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0.1% 감소했다.
 
주택수주는 신규 건축수주의 부진으로 12.9% 감소한 1조2666억원을 기록하며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마감했다. 2월 실적으로는 최근 3년 내 최저치다. 이에 반해 비주택 건축수주는 2.7% 증가한 1조3364억원으로 집계됐다.
 
박철한 건산연 연구위원은 "토목 공종의 경우 도로와 교량 수주가 매우 높은 실적을 보였으나, 이를 제외한 나머지 공종은 대부분 부진했다"며 "지난해 말로 예정됐던 대규모 고속도로 공사의 사업자 선정이 올 2월에서야 결정되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2월 수주가 증가한 것은 민간 부문의 수주 감소로 부진한 가운데 공공 부문의 수주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며 "건설 경기가 회복 국면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공공부문의 특정 공종이 국내 건설수주 회복세를 견인했다고 볼 수 있으나, 공공공사의 대부분이 최저가낙찰제로 시행되기 때문에 건설사의 수익성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부진을 면치 못하는 민간부문의 활성화도 시급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2014년 2월 건설 수주.(자료제공=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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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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