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3대 금융시장이 모처럼 크게 웃었다. 특히 최근 1600원에 근접해 금융시장 불안의 핵으로 지목됐던 원·달러 환율이 40원 가까이 큰 폭으로 내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도 금융시장 불안은 여전하다고 지적한다.
◇ 환율 37.5원 급락.."상승추세는 유효"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전일보다 37.5원이나 급락한 1511.50원에 거래가 마감됐다.
이날 환율 하락은 역외세력에 의해 시작됐다. 장초반 뉴욕증시 하락과 역외시장에서의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서울 외환시장에 환율도 상승세로 출발했지만 이내 역외창구를 통해 매도세가 나오고 비자카드의 배당금 2억달러가 외환시장에 공급되면서 환율을 하락세로 돌려세웠다.
이후에 최근 지지선으로 작용하던 1530원 부근을 이탈하면서 국내은행들도 추격매도에 나서면서 환율 하락폭을 확대시켰다.
하지만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이날의 환율 하락은 1600원대를 지키려는 정부의 의지를 확인하고 주춤대던 것이 단기 급등했다는 인식과 맞물려 잠시 조정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김두현 외환은행 차장은 "환율이 큰 폭 하락했지만 상승추세가 꺾인 것은 아니다"며 "조정과정이 깊어져 1400원대 중반까지 갈수도 있지만 해외 변수에 따라 조정이 짧게 끝날 수도 있다"고 조심스레 관측했다.
정미영 삼성선물 리서치팀장도 "지지선이던 1530원을 이탈하면서 달러 강세 베팅이 단기적으로 마무리 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달에는 배당금 역송금수요를 비롯해 외환 수급 여건이 여전히 불안하다"며 "일시적으로 1400원 진입은 가능해도 대외 수급변수에 따라 다시 또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 환율 급락…은행주 중심 강세
주가도 비교적 큰 폭 올라 1100선에 근접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20.47포인트(1.91%) 상승한 1092.20포인트를 기록해 20일 이동평균선(1094.02포인트)에 바싹 다가섰다. 거래량도 6억주가 넘어 평소보다 1억5000만주 가량 크게 늘었다.
특히 환율 하락과 함께 은행의 외채 문제가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감 등이 작용하면서 은행주가 10% 넘게 급등했다.
은행주들은 지난해 11월 저점부근에서 1주일가량 횡보하다 평소의 4배 가량의 대량거래를 수반하며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외국인투자자들도 거래소시장에서 1791억원 순매수하며 매수의지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지저항의 변환선인 1100선대를 돌파할 수 있을 지 주목하고 있다.
◇ 장기물 강세..금통위 키포인트 '양적완화'
채권시장도 장기물을 중심으로 강세였다.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일보다 0.11%포인트가 하락해 연 4.50%를 기록했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전일보다 0.04%포인트가 하락해 연 3.62%를 기록했다.
신용등급 AA- 3년물 금리도 전일보다 0.10%포인트가 하락해 연 6.11%를 기록했다.
권창진 하나대투증권 부장은 "개별종목 장세였다"며 "환율 하락 등의 영향을 받았지만 수급부담이 여전해 환율하락만큼 하락하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권 부장은 이번주 목요일 금융통화위원회와 관련해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면서도 "시장은 기준금리 결정보다는 5년 이상 장기채권과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 등에 자금이 흐를 수 있도록 하는 양적완화정책에 주목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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