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선장, 1·2항해사, 기관장 살인죄 적용..선원 15명 전원 기소

입력 : 2014-05-15 오후 8:22:00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앵커)세월호 침몰참사가 발생한지 오늘이 꼭 한 달째입니다. 그동안 이준석 선장 등 세월호 선원들을 수사해온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선원 열 다섯명 전원을 구속기소했습니다. 선장과 1?2등 항해사, 기관장 등 주요 선원 4명에게는 살인죄가 적용됐습니다. 자세한 소식 취재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법조팀 최기철 기자 나왔습니다.
 
자, 최 기자. 오늘 세월호 선원 열 다섯명이 전원 구속기소됐지요? 특히 이준석 선장 등에게 살인죄가 적용될지 논란이 있었는데 결국 적용이 됐군요? 근거가 뭡니까?
 
기자)그렇습니다. 이준석 선장 등 세월호 주요 선원들이 단원고생들을 비롯한 승객을 선내에서 기다리라고 해놓고 자기들만 먼저 빠져나오면서 사실상 살인죄가 적용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지요.
 
합수부는 최초 이 선장과 항해사 등 핵심 선원들을 구속할 때 특가법상 도주선박죄를 적용했습니다. 특가법상 도주선박죄는 선원들이 배가 침몰할 때 승객들을 구하지 않고 도주하는행위를 처벌하기 위한 것으로 최고 형량이 무기징역입니다.
 
하지만 수사가 진행되면서 선장과 항해사들이 고의로 승객들을 방치하면서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정황들이 속속 나왔습니다.
 
이 선장 등은 사고당시 진도나 제주의 해상교통관제센터에서 퇴선명령을 내렸지만 묵살했습니다. 또 선내방송 시설이 고장 나서 방송이 불가능했다거나 퇴선지시를 내리지도 않고 지시했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선장 등은 탈출하기 위해 대기한 40여분 동안 아무조치도 안했습니다. 검찰은 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승객에 대한 살인죄의 고의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침몰 당시 이 선장 등이 퇴선하라는 지시를 내리기만 했어도 승객 전원을 살릴 가능성이 높았다고 검찰은 판단했습니다. 살인죄의 최고 법정형은 사형입니다.
 
앵커) 조금 구체적으로 알아보죠. 탈출지시를 하지 않아서 결국엔 승객들을 숨지게 했다. 이것을 부작위에 의한 살인이라고 하지요? 이번에 검찰이 적용한 것도 그것이고요. 부작위에 의한 살인, 말이 어려운데 무슨 뜻입니까.
 
기자)쉽게 설명드리자면 아무 행위도 하지 않음으로써 사람을 죽게했다는 겁니다. 부작위에 의한 살인이 무조건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요. 어떤 행위를 해야 할 법적인 의무가 있어야 합니다. 이 선장 등 살인죄로 기소된 선원들 4명은 선원법상 승객을 구조할 의무가 있는데 이것을 고의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참사가 일어난 겁니다.
 
앵커)살인죄는 사망한 승객들과 관련해서만 적용되는 것일테고, 생존자나 실종자에 대해서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그렇습니다. 우선 사망자 281명에 대한 살인죄가 성립되는 것이고요, 생존자에게는 살인미수가 적용됩니다. 또 실종자는 사망이 확인될 경우 적용이 됩니다.
 
앵커)나머지 선원 11명은 어떤 혐의가 적용됐습니까?
 
기자)공통적인 혐의가 유기치사 및 유기치상 혐의입니다. 수난구호법도 공통 적용됐습니다. 이들 역시 선원들로서 승객을 구할 법적인 의무가 있으면서 방치한 죄입니다. 하지만 사실상 선장의 지휘를 받는 자들이기 때문에 책임이 상대적으로 가볍다고 검찰은 설명했습니다.
 
앵커)네, 알겠습니다. 근본적인 질문입니다만, 침몰사고 원인은 무엇입니까?
 
기자)과적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선사인 청해진해운은 세월호에 사고 당시 최대화물 적재랑 1077톤의 두배에 달하는 2142통의 화물을 실었습니다. 당연히 침몰위험이 있었고요. 배가 기울었다가도 다시 평형을 잡을 수 있는 복원성 확보가 필요한데, 이건 평형수로 맞춰집니다. 하지만 청해진해운은 화물을 더 싣기 위해 1300톤이 넘는 평형수를 빼고 그만큼의 화물을 채워 넣었습니다. 또 컨테이너 등 무거운 화물들을 제대로 묶어 고정시키지도 않았습니다. 여기에 맹골수로라는 위험지역을 지나면서 방향을 과도하게 트는 등 선원들의 과실도 원인을 제공했습니다.
 
앵커)그렇군요 결국 돈을 더 벌기 위해 승객의 안전을 포기했다는 얘긴데요. 참 씁쓸합니다. 이번에 기소가 되면서 수사는 끝난 겁니까? 또 재판은 어디서 하게 되나요?
 
기자)아닙니다. 재판을 받으면서도 수사는 계속 진행됩니다. 구체적인 사고원인과 혐의에 대한 증거를 더 확보하기 위해섭니다. 그리고 아직 과적을 강요한 김한식 사장 등 청해진해운측 피의자들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재판은 원칙적으로는 사고가 발생한 지역을 관할하는 광주지법 목포지원에서 해야 합니다만, 예외적 규정에 따라 광주지법에서 열게 됩니다. 희생자가 300명이 넘기 때문에 유족들의 방청권을 보장하기 위해섭니다. 또 법원에서는 안산지역 유족들의 편의를 위해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재판진행을 생중계하는 방안도 고려 중입니다.
 
앵커)앞으로의 수사방향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앞서 말씀드린 대로 세월호 선원과 청해진해운 측 운항관리팀, 물류관리팀 피의자들에 대한 조사가 계속됩니다.
 
또 현재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회장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수사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입니다. 유 회장은 최근 검찰이 세월호 운항에 직접 관여했다는 정황을 포착하면서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적용을 검토 중입니다.
 
하지만 유 회장의 측근들과 아들들이 도주해 잠적한 상태로 검찰 조사가 주춤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에 있는 장남 대균씨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집행을 하려고 했지만 빈손으로 돌아왔습니다. 검찰은 대균씨에 대해 A급 지명수배를 내리고 체포조 열명을 꾸려 추적 중입니다.
 
유 회장 일가에 대한 수사는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이 맡고 있는데요. 유 회장에게 피의자신분으로 내일 오전 10시까지 검찰에 출석하라고 통보했습니다.
 
검찰은 유 회장과 접촉을 유지하면서 출석을 끊임없이 권하고 있지만 도주할 가능성에 대비해 체포조를 꾸린 상태입니다.
 
앵커)유 회장은 현재 어디에 있습니까?
 
유 회장은 현재 자신이 이끌고 있는 기독복음침례회 본원인 ‘금수원’에 은거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금수원 관계자들 500여명은 오늘 성명을 내고 검찰 수사가 ‘종교탄압’이라고 주장하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유 회장이 출석을 거부할 경우엔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네. 유 회장이 내일 나올 것이냐가 이번 사건의 또 다른 분수령이 되겠군요. 최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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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