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방서후기자]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이 호황을 누리면서 매매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통상 부동산 시장의 선행지표라 여겨지는 경매시장의 호조가 매매로 이어지면서 거래가 늘고 가격도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두인경매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88.13%로 올해 들어 4개월 연속 상승세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수치가 더욱 두드러져 강남을 비롯한 관악, 광진, 동대문, 마포, 성동 등 6개구가 낙찰가율 90%를 상회했다.
광진구가 100.63%로 가장 높았고, ▲성동 98.61% ▲강남 94.27% ▲동대문 94.21% ▲마포 92.45% ▲관악 92.08% 순으로 뒤를 이었다.
◇ 4월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 (자료=두인경매)
이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서울 아파트 거래량도 증가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8532건으로 올해 1월 5545건 대비 54% 증가했다. 이는 정부가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해 각종 거래 유인책과 금융지원을 담은 4.1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지난해 4월 6314건보다도 늘어난 수치다.
거래가 늘면서 가격도 오름세다. KB부동산 알리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같은 기간 0.44% 올랐다.
경매업계 관계자는 "경매시장은 부동산 시장에 선행하는 지표라 여겨지기 때문에 경매시장의 달아오른 분위기가 일반 매매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며 "이전에는 낙찰가율이 80%만 넘어도 고가낙찰이라고 했지만 이제는 90%를 넘는 경우도 다반사"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2일 경매에 부쳐진 강남구 개포동 대치아파트 전용면적 49㎡는 16명의 응찰자가 몰리며 감정가를 소폭 웃도는 4억5144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에 비하면 낙찰가율이 100.32%에 달하지만, 시세가 4억8000만원에서 5억1000만원으로 형성됐기 때문에 차익을 누릴 수 있는 셈이다.
지난 19일 경매 입찰이 진행된 광진구 광장동 현대파크빌 전용 59㎡도 입찰 경쟁률 14대1을 기록하며 감정가 대비 111%의 가격인 4억8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현재 이 물건의 시세는 최고 5억2000만원 정도다.
또 다른 경매 전문가는 "낙찰가율이 오른 것은 그만큼 감정가가 많이 떨어졌던 것을 반영한 요인도 있기 때문에 입찰을 할 때 감정가보다는 시세를 기준으로 철저하게 가격을 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