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1024.8조 역대 최대치 또 경신..부채 질 나빠

입력 : 2014-05-27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가계부채가 1024조8000억원으로 집계돼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가계 빚이 제2금융권을 포함한 비은행권 중심으로 크게 늘면서 가계부채의 질이 나빠지고 있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4년 1분기 가계신용'에 따르면 올 3월 말 가계신용 잔액은 1024조8000억원이었다. 1년 전보다 61조9000억원 (6.4%) 늘었고, 10년 전인 2004년 1분기 말(472억3000만원)보다 두 배가 됐다.
 
(자료=한국은행)
 
가계신용은 가계가 금융회사에서 빌린 '가계대출'과 카드·할부금융사의 외상구매를 뜻하는 '판매신용'을 합한 수치다. 가계신용은 지난해 1분기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축소됐지만 2분기부터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1분기 말 가계대출 잔액은 967조6000억원으로 4조7000억원 늘었다.
 
이 중 예금은행의 대출 잔액은 481조3000억원으로 지난 분기보다 1000억원 느는데 그쳤다.
 
한은은 지난해 말 생애최초주택구입자에 대한 세제혜택이 종료됐고, 계절적인 비수기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축소됐다는 설명이다.
 
반면 제2금융권(비은행권)의 가계부채 잔액은 486조3000억원으로 집계돼 질적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재기 한은 금융통계팀 차장은 "지방 중심의 비은행권에서 지역 밀착형 관계금융을 위주로 하는 비은행의 가계대출이 늘었다"며 "한국장학 재단의 학자금 대출 등 계절적인 요인으로 인한 기타 대출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가계 빚이 늘어나는 것은 경제규모가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현상일 수 있다. 하지만 질적 악화는 큰 문제이다. 지난해 말부터 제2금융권 가계대출 규모가 은행권을 뛰어넘으면서 은행 문턱 넘기가 어려운 저신용·저소득자의 이용이 늘고 있는 것.
 
또 제1금융권의 대출 한도가 다 찬 일반인들이 제2금융권을 찾으면서 대출자의 상환 부담이 증가하는 등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전반적인 가계소득은 늘고는 있지만 경기 회복속도가 빠르지 않아 취약층은 미흡하다"며 "며 "담보가 없는 저신용자들이 서민기관을 찾으면서 제2금융권의 가계부채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기웅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부장은 "제2금융권 위주로 가계부채가 늘면 부채 질이 나빠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은행권을 이용하지 못하는 다중채무자 등 저소득층과 일반 서민들중에 은행권의 대출 한도가 다 차 비은행권으로 이동하면서 구조적인 문제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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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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