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일본의 지난해 법인세 수입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추진 중인 법인세 인하에 긍정적인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16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일본 정부의 2013재정연도(2013년 4월~2014년 3월) 법인세 수입이 11조엔을 상회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 예측을 최대 1조엔 이상 웃돌며 4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가 일본 내 828개 상장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세금 납부 금액은 전년도대비 51% 증가한 2조4500억엔으로 집계됐다.
기업별로는 도요타의 법인세 납부 금액이 4921억엔으로 전년도보다 7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후지중공업은 법인세가 6억엔에서 1006억엔으로 무려 163배나 수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토대로 지난 한 해 동안의 법인세 수입은 11조6000억엔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지방세가 포함된 내역이라 정확하지는 않을 수 있지만 지난해의 9조7583억엔은 물론 정부의 예측치인 10조650억엔을 초과할 것이란 데에는 이견이 없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의 10조106억엔보다도 많을 것이란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법인세 수입 증가가 정부가 논의 중인 법인세율 인하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일본의 법인세율은 도쿄를 기준으로 35.64%에 이른다.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며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도 미국 다음으로 높다.
일본의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법인세율을 낮춰 기업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게 된 배경이다.
일본 정부도 이에 적극적이다. 지난 13일 아베 총리는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법인세율을 30% 이하로 낮추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그는 "일본의 법인세율은 성장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갈 것"이라며 "기업들의 부담을 낮춰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언급했다.
다만 문제는 법인세 인하로 줄어드는 세수를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법인세율을 1%포인트 인하할 때마다 세수는 5000억엔씩 줄어든다. 일본 정부의 계획대로 법인세율을 30% 아래로 낮출 경우 최소 3조엔 이상이 보충돼야 한다.
아베 총리도 세수 감소의 대안을 준비해야 한다는 점은 인식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부재하다. 세수 보완 계획 논의는 연말로 미뤘다.
이에 대해 자민당의 한 세제위원회 의원은 "감세는 언제나 재원 부족을 수반한다"며 "적자 기업에게도 외형적인 표준 과세 의무를 지우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