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기능 페인트..친환경 바람 잇는다

입력 : 2014-06-18 오후 5:38:59
[뉴스토마토 이지은기자] 친환경으로 옛 모습을 털어버린 페인트 업계가 다기능 제품으로 구색을 갖추고 있다. 친환경이 세계적 흐름이긴 하지만, 이만으로는 차별점을 부각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해 물질 방출을 최소화하는 친환경성에 차열, 오염물 제거, 음이온 방출 등 새로운 기능을 추가한 페인트 제품의 출시가 잇달으고 있다.
 
노루페인트(090350)는 최근 태양열을 차단해 실내온도 상승을 막는 '열차단 유리페인트'를 내놨다. 유리면에 칠하고 20분 정도 지나면 반투명 선팅 필름처럼 완성되며,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테스트 결과 20~30%의 에너지 절감 효과도 입증됐다.
 
조광페인트(004910)는 지난달 '홈케어', '이지클린' 등의 신제품을 선보였다. 홈케어는 중금속·방사능 물질인 세슘과 성장을 저해하는 인산염을 흡착 분해하며, 아토피 피부에 효과적인 다량의 음이온이 방출된다. 또 이지클린은 특수 아크릴 에멀전 수지와 불소계 첨가제를 사용해 오염물 제거가 쉽도록 설계됐다.
 
삼화페인트(000390)는 화이트보드처럼 벽면을 활용할 수 있는 '스케치페인트'를 보유 중이다. 이 제품을 벽에 칠하면 화이트보드와 같이 언제든 보드마커로 쓰고 지울 수 있다. 아이들에게 매우 유용하다는 설명이다.
 
KCC(002380)는 철골에 칠했을 때 화재로부터 보호해 주는 내화도료의 일종인 화이어마스크 SQ를 보유 중이다. 
 
◇삼화페인트의 '스케치 페인트'. (사진=삼화페인트)
 
다기능 제품으로의 이동은 업체 간 친환경 품질 차이가 크지 않다는 지적에서 기인한다.
 
KCC의 '숲으로', 삼화페인트의 '아이생각', 노루페인트의 '순앤수', 조광페인트의 '자연N' 등 페인트 상위 업체들은 각각 나름의 친환경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는 친환경과 관련해 공인된 가이드라인이 없으며, 이에 업체들은 한국공기청정협회가 주관하는 친환경 건축자재 인증(HB마크) 등 관련 마크를 취득한 뒤 '친환경'을 표기하고 있다.
 
마크 취득은 중금속, VOC(휘발성물질) 등이 일정 기준치 이하이면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품질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때문에 자사 제품 어필을 위해 다기능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페인트는 1차적으로 색을 내는 데서 출발해 유해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중간 단계를 거쳤고, 이제는 기능성을 강조한 제품들로 변모하고 있다"며 "시장의 우위를 선점할 수 있도록 다기능으로 연구개발 방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개발 노력이 더해지면서 R&D(연구개발) 비용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올 1분기 페인트업계 상위 5개사의 매출액 기준 R&D 비율은 삼화페인트 4.3%, 노루페인트 3.2%, 조광페인트 3.12%, 건설화학(000860) 2.4%, KCC 2.0% 순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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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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