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에너지 가격 급등이 뉴욕 증시의 랠리 행진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2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주 뉴욕 증시는 저금리 기조에 따른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주간 기준으로 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로써 다우존스와 S&P500지수는 올 들어 각각 무려 11번과 22번째 신기록을 새로 갈아치웠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에너지 가격 급등을 돌발변수로 지목하며 향후 증시 전망에 대해 비관적인 평가를 내렸다. 에너지 비용이 급증하면서 미국 경기 호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에너지 가격은 이라크 정세 불안으로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이라크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가 이라크와 시리아를 잇는 국경 검문소를 장악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원유 생산 및 수출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앤디 리포 리포오일어소시어츠 대표는 "이라크 원유 수출길이 막히면 유가는 배럴당 125달러까지 급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20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근월물은 배럴당 107.26달러에 장을 마쳐 종가 기준으로 9개월 가까이 만에 최고치를 달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WTI 8월물 변동 추이(자료=Investing.com)
랜디 프레드릭 찰스슈압 매니징디렉터는 "유가는 현재 중동 사태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며 "중동 불안이 지속되는 한 유가 변동성은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서면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지어 일부 전문가들은 브렌트유가 지난 2008년 상반기처럼 배럴당 140달러까지 치솟는 극단적인 상황이 초래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아트 호건 운더리치증권 수석 스트래지스트는 "유가가 배럴당 140달러에 근접할 경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5%포인트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폴 놀테 킹스뷰에셋매니지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그동안 투자자들은 저금리 환경 속에 위험 자산 투자에 적극적이었지만 이 같은 분위기는 점점 사라질 것"이라며 "분위기가 급반전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제유가가 급등했던 2008년 당시에도 S&P500지수는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에 10% 넘는 급락세를 연출한 바 있다.
랜디 프레드릭은 "뉴욕 증시가 이번 주에 3~4%대 조정을 맞아도 크게 놀라울 일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