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속도 내는 개포지구..시장은 '오락가락'

개포 2·3단지 이어 시영까지 줄줄이 사업시행인가 得
사업속도 늦지만 수익 기대되는 단지에 수요 몰려

입력 : 2014-06-30 오후 4:30:52
[뉴스토마토 방서후기자] 서울 강남권 대표 재건축 단지들이 모여있는 개포지구가 본격적으로 사업 추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사업시행인가를 득한 개포주공 2·3단지를 비롯해 최근 시영아파트까지 사업시행인가를 받으면서 새로 탄생할 강남권 랜드마크의 모습에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
 
하지만 시장은 사업속도 만큼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강남구는 개포시영 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에 대한 사업시행인가를 처리했다. 지난 1984년 2월 준공 이후 30년이 지난 대표적인 노후 저층 아파트인 개포시영 아파트는 이번 사업시행인가로 최고 35층 높이의 2296가구로 재탄생한다.
 
이와 함께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앞둔 개포주공 2·3단지, 사업시행인가와 건축심의 결과를 각각 기다리고 있는 주공1·4단지를 포함해 완공시 1만5000여 가구 규모의 강남판 미니신도시가 생겨날 전망이다.
 
◇ 개포지구 재건축 단지 현황 (자료=각 중개업소)
 
이에 비해 시장은 생각보다 조용한 모습이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일주일 새 수천만원이 붙던 상황과는 달리 가격이 조정되고 거래도 소상 국면에 접어든 것이다.
 
실제로 지난 3월 11억원을 호가하던 개포주공 2단지 전용면적 72㎡는 현재 10억1500만원짜리 물건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사업시행인가를 득한 지난달보다도 시세가 500만~1000만원 하락한 가격이다.
 
주공 3단지 역시 전용 36㎡가 지난달 대비 500만원 떨어진 6억1500만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역시 3개월 전과 비교하면 3000만원 정도 가격이 빠진 셈이다.
 
가장 최근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개포시영 역시 가격 상승 기대와는 달리 보합 수준에 머물렀다. 전용 29㎡만이 지난주보다 1000만원 호가가 올랐을 뿐이다.
 
한편, 아직 사업시행인가 전 단계인 주공 1단지의 경우 전용 36㎡가 6억원으로 며칠 새 1000만원이 올랐으며, 대지지분이 80㎡대인 물건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사업진행속도가 가장 뒤쳐지는 4단지도 일이주 사이에 1000만원 정도 호가가 올랐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2단지는 지속적인 약세, 3단지와 시영은 보합이라고 보면 된다"며 "단지별로 4~5억원 대에 입성하려는 소액 매수자들의 움직임은 있지만 매도자와의 가격 조율이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1단지는 매수자들의 매수세가 강해지는 가운데 나와있는 매물 대부분이 거래는 되지 않으면서 가격이 올라버리는 '매도자 우위'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2단지와 3단지에 이어 시영아파트도 사업시행인가를 받으면서 재건축 사업 자체는 물이 올랐다고 볼 수 있지만 매매가격은 예전과 달리 영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요즘처럼 주변 집값이 낮은 상황에서 추가부담금까지 내고 나면 수익률이 생각보다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때문에 사업시행인가라는 대형 호재가 나와도 매수자들이 선뜻 관심을 갖지 않는 듯 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사업 진행 속도는 느리지만 지분과 일반분양분이 많아 다른 단지에 비해 수익률이 높다고 판단되는 1단지에 관심이 더해지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개포지구 아파트의 매수금액과 추가부담금, 인근 시세를 고려한 투자수익률을 단순 계산해 봤을 때 전용 84㎡를 분양받는다고 가정하면 1단지가 55%로 가장 높았고, 4단지가 47%로 뒤를 잇는 것으로 집계됐다. 2단지는 최고 35%, 3단지는 31%, 시영아파트는 42%까지 투자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현장의 분석이다.
 
◇ 개포지구 재건축 단지 투자수익률 (자료=각 중개업소)
 
이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는 "정확한 투자수익률을 계산하기 위해서는 관리처분인가 이후에 나오는 추가부담금과 금융비용, 분양가를 적용해 계산해야 하고 동일 면적이라도 단지별 입지와 브랜드 선호도, 재건축 완료 시점에 따라 수익이 천차만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사업추진단계에 따라 가격이 널뛰며 과열 양상을 보이던 강남 재건축 단지가 향후 기대되는 수익에 따라 수요가 갈리는 시장이 돼 가고 있다는 점은 공통된 인식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좋아진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서 사업 단계 진전에 따른 호재를 이미 반영해 가격이 오른 상태"라며 "사업시행인가 기대감으로 단지별로 수천만원까지 가격이 오른 상황에서 단지 인가를 받았다는 자체만으로 또 한 차례 가격이 뛰기에는 수요자들이 매수에 나서기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 발표 이후 전체적으로 매매시장이 가라앉은 가운데 수익률을 몇 퍼센트라도 더 올리기 위한 수요자들의 관망세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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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서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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