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병윤기자] "1973년 창업이래 전자부품 전문제조업 외길만 걸어온 기업입니다."
박환우
성호전자(043260) 부회장이 생각하는 성호전자다. 화려한 수식어를 첨가해 기업을 포장할 수 있지만 그는 덤덤하게 한줄로 짧게 답했다.
화려하진 않지만 묵묵히. 그렇게 필름콘덴서와 전원공급장치 분야를 걸어오길 어느 덧 41년째. 코스닥시장 1001개 상장사 중 66번째로 긴 역사를 자랑하는 성호전자는 오늘도 열심히 걸어온 길을 가고 있다.
박환우 부회장은 27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성호전자가 오랜기간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설명했다.
"성호전자가 전자부품 전문제조업체로서 큰 위기를 극복하고 현재까지 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오래도록 축적해 온 기술력입니다."
박 부회장의 말대로 성호전자는 기술력 축적에 열심이다. 최근 3년간 매출액 대비 6% 안팎의 연구개발 투자를 해오고 있고 현재까지 14개의 특허를 등록·출원했다.
소음억제 등 최근 개발기술을 기반으로 생산한 콘덴서 제품이 전체 콘덴서 매출액 중 58%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또 본사 건물 1층의 생산설비를 중국 공장으로 이전시키고 그 공간을 아예 연구개발실로 바꿔 신기술 개발을 늘리고 있다.
성호전자의 장수가 더욱 빛나는 건 유가증권시장이 아니라 코스닥 상장사라는 점이다.
코스닥시장은 하루가 멀다하고 불거지는 경영진 문제와 이유를 알 수 없는 주가등락 때문에 일각에서는 투자라기보다는 투기장이라는 오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성호전자 직원들의 책임감과 성실성도 기업장수의 원천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성호전자 직원들에겐 주인의식이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직원들 모두가 열심히 하려는 문화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내가 만들고 판매한 제품을 고객이 사용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직원 스스로가 기계에 기름칠 한번 더 하는 것이 쌓이면 훗날 큰 자산이 되지 않겠어요? 그런데 그런 마음이 주인의식이 없다면 과연 할 수 있겠습니까?"
은행원 출신인 박 회장은 회사의 제품과 샘플을 막힘없이 설명해 줄 정도로 스스로 공부하고 익히면서 직원들에게 모범을 보이고 있다.
박 부회장은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중소기업지원업무 등을 20년 넘게 한 금융인이었다. 그런 그가 성호전자와 연을 맺게된 것은 동향 친구인 박현남 성호전자 회장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는 회사가 어려웠을 때 회사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직원들의 신뢰를 얻는 등 소위 말하는 낙하산 인사가 아니라 전문경영인으로 자리잡았다.
◇박환우 성호전자 부회장(사진제공=성호전자)
은행권 출신이면서 성호전자의 재무담당최고책임자(CFO)를 겸임하고 있는 그는 건전한 재무구조 관리를 회사 경영의 우선 과제로 꼽는다.
"저는 자금조달부터 많은 신경을 씁니다. 자금조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간과 통화를 올바르게 짝을 지어주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가령 달러 매출채권을 보유하게 된다면 저는 달러로 자금을 조달합니다. 그럼 자산과 부채가 모두 달러기 때문에 자연스레 환헤지가 됩니다. 또 기간에 따라 차입을 할 것인지 자본을 증가시킬 것인지 결정합니다."
박 부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성호전자의 중장기 사업은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등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이를 통해 매출 1조원대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성호전자는 LED 조명시장과 제습기 사업도 하고 있습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산업송배전,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의료기기 콘덴서 등에 진출하는 겁니다. 성호전자가 내세운 목표는 2021년 매출 1조원 기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