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성원기자]진동수 금융위원장은 18일 "현재 경제여건은 기업부실이 현재화됐던 과거 외환위기 당시와는 크게 다르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부산지역 중소기업인 간담회'에서 "사전예방적, 상시적 구조조정을 추진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최대한 차단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지난 13일 열린 '서울파이낸셜 포럼' 축사 내용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보다 과감하고 확실한 구조조정을 주문하는 일각의 요구에 대한 입장을 거듭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당시 "좀더 신속하고 과감하게 구조조정을 해야한다는 주장에 일리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10년 전에 했던 것처럼 일시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불확실성을 걷어낼 수 있냐고 물으면 '예스'라고 말하기 힘들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처럼 진 위원장이 잇달아 동일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시장 일각의 요구대로 과감히 '큰 칼'을 휘두를 경우 '구조조정 이후'의 먹거리 마련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해운업계에 대한 신용위험평가 결과 명단을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금융위 핵심관계자는 "해운사에 대한 신용위험평가 결과가 공개되면 영업지장이 초래될 수 있다"며 "위기에 처한 업체 명단이 공개될 경우 해외영업에 심각한 차질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채권은행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되 자본시장 메커니즘을 이용한 이른바 '시장형 구조조정 방식'을 병행하겠다는 뜻을 다시 확인했다.
이와 함께 진 위원장은 금융시장발(發) 위기에 억눌려 선진 금융시스템 도입을 포기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국제 금융시장은 1634년 네덜란드와 유럽을 강타했던 튤립버블, 1929년 세계를 공포로 빠뜨린 경제대공황 등을 극복하고 성장해왔다"며 "인간의 맹목적인 욕구 등 위기를 초래한 금융시스템의 취약성을 수용하되 금융자본주의 자체를 백안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부산이 금융중심지로 선정된 데 대해서는 "부산은 국제 물류의 중심이면서 한국거래소를 품고 있는 금융중심지"라며 "규제 개선, 금융인력 지원 등을 통해 부산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진 위원장은 이날 오후 부산은행 부전동 지점을 방문해 은행권의 중소기업대출 만기연장 실태를 점검하고 중소기업 관계자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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