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전체 방송산업의 42%를 차지하는 '방송채널사용사업(PP, Program Provider)'을 창조경제 핵심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팔을 걷어부쳤다.
현재 방송시장에 등록을 하거나 승인을 받은 PP는 모두 390개 채널로 종사자만 1만3000여명, 연간 매출 규모가 5조5000억원에 달하지만 PP사업자들의 규모가 대부분 영세해 경쟁력 확보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돼 왔다.
이에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방송산업발전 종합계획'을 발표한데 이어 1일 '창조경제의 핵심 PP산업 발전전략'을 공동으로 마련, 확정해 발표했다.
정부는 이번 발전전략에 대해 "내년 3월 한미 FTA 시행에 따른 방송시장 개방에 적극 대비하고, PP산업을 창조경제 핵심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밝혔다.
◇창조경제 핵심산업으로 'PP산업' 선택한 이유?
국내 390개 PP사업자는 지난 2012년 기준 방송매출액 5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방송산업 13조2000억원의 42%에 달하는 규모다. 종사자는 1만3000명으로 전체 방송산업 종사자인 3만4000명 약 40%를 차지했다.
최근에는 PP사업자들이 방송프로그램 제작을 확대하면서 2012년 PP의 방송프로그램 제작비는 8891억원으로 지상파의 프로그램 제작비 6753억원을 처음으로 추월하기도 했다.
'응답하라1994'나 '꽃보다 할배' 등 PP사업자들이 자체적으로 기획, 제작한 방송콘텐츠가 성공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어 정부는 이들의 경쟁력을 높이 평가해 차기 창조경제 육성산업으로 선정한 것이다.
하지만 PP산업은 다양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대부분 사업자들이 영세해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는데 어려움이 있고, 낮은 수신료 수익으로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는 시장구조가 고착돼 왔다.
정부는 PP시장의 문제점을 크게 5개로 지적, 이를 개선하기 위한 'PP산업발전전략'(3대 전략 및 9개 추진과제)을 수립했다. 추진 기간은 올해부터 오는 2017년까지 4년간 진행될 예정이다.
(자료제공=미래창조과학부)
◇'유료방송산업발전위' 구성.."영세한 PP사업자 돕겠다"
대부분의 PP사업자들은 영세하기 때문에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적극적 투자에 한계를 지니고 있다.
지난 2012년 기준으로 일반 PP의 평균자본금은 약 40억원에 불과했고, 전체 PP사업자 중 종사자 50인 이하 PP가 70.6%에 달했다. 매출액이 100억원에 도달하지 못하는 사업자도 63%나 됐다.
대규모 PP라 하더라도 지상파3사와 글로벌 미디어 기업에 비해 매출액과 킬러콘텐츠 경쟁력이 미흡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PP산업으로의 '대규모 투자자본 유입'을 통한 PP의 영세성을 극복, 양질의 방송콘텐츠 생산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PP산업의 선순환적 생태계를 구축키로 했다.
우선 정부와 플랫폼사업자, PP,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유료방송산업발전위원회(가칭)'를 법정기구로 구성, 운영해 ▲유료방송요금정상화 ▲수신료 합리적 배분 ▲유료방송사업자간 상생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또 사업자간 과당 출혈경쟁, 홈쇼핑 송출수수료 의존 등으로 고착된 유료방송의 저가 요금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유료방송 이용요금 승인기준을 개선하고 결합상품의 적정할인율 정착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PP시장의 안정적 투자재원 확보를 위해서는 방송프로그램 자체제작 지원을 위한 펀드를 조성하고, 제작비용에 대한 세제감면 방안을 마련하며 방송광고 규제정비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낮은 수신료·과도한 방송할인 개선..'채널할당제' 도입
왜곡된 시장구조를 고치기 위한 방안도 마련됐다. 현재 국내 PP사업자들은 플랫폼사업자의 낮은 수신료 수익으로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는 시장구조다. PP시장에 충분한 자본이 유입되지 않고 있는 이유다.
여기에 SO 아날로그 수신료가 4000원 이하로 저가화되고, 결합상품 내 과도한 방송할인(3년약정 최고 50%)으로 일반 PP의 수신료 배분액이 정체되고 있다.
정부는 유료방송시장의 왜곡된 시장구조 및 불공정한 거래관행 개선을 위해 유료방송시장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플랫폼과 PP간 거래관계에서 발생하는 MSP(MSO+MPP의 형태), MPP의 부당한 교차편성, 끼워팔기, 불리한 거래조건 강요 등 불공정행위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플랫폼사업자와의 찬반논란을 빚었던 '채널할당제'도 도입한다. 채널할당제란 창의력과 아이디어, 콘텐츠 제작능력 등을 갖춘 중소·개별PP의 채널송출을 보장하기 위해 플랫폼사업자가 일정비율(예:20%)을 중소·개별PP 채널로 의무구성 하자는 제도다.
◇'PP콘텐츠 창의교육과정' 설립..국내외 경쟁력 확보
PP채널을 통해 한류를 글로벌로 확산하고 국민들의 프로그램 만족도 제고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했다.
우선 'PP콘텐츠 창의교육과정'을 운영해 PP종사인력을 대상으로 제작기술, 포맷개발 등 전문교육을 실시한다. 또 빛마루 방송 제작 인프라 지원 확대 등을 통해 방송프로그램 자체제작 활성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또 글로벌 유통·배급 네트워크가 취약한 PP프로그램 수출 활성화를 위해 '해외진출 통합 플랫폼'인 'K-플랫폼'을 구축해 운영할 방침이다.
정부는 "PP산업 발전전략 추진을 통해 오는 2017년까지 PP시장에서 총 1조5000억원 규모의 매출(연관산업 포함 2조9000억원)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며 "또 1601명의 일자리, 연관산업 포함해 3392명의 일자리를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부와 방통위는 "발전전략 추진을 통해 유료방송시장에서 양질의 방송프로그램 제작이 활성화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방송프로그램 생산 및 유통의 주역인 PP 업계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유료방송 시장의 생태계 조성 및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