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들의 해외 진출, 한류 혹은 생존 수단

입력 : 2014-07-12 오후 1:36:48
◇대만 콘서트를 통해 현지팬들을 열광시킨 그룹 틴탑의 공연 모습. (사진=티오피미디어)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국내 아이돌 가수들이 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해 들어 샤이니, B.A.P, 틴탑 등 인기 아이돌 그룹들이 월드 투어를 통해 세계 각지의 팬들과 만났다. 많은 해외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슈퍼주니어 역시 오는 9월 서울에서 열리는 공연을 시작으로 중국, 일본, 태국 등에서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국내 아이돌 그룹에 대한 해외팬들의 반응은 국내팬들 못지 않다. 아이돌 스타들이 입국하는 날이면 공항이 마비될 정도로 많은 팬들이 몰리고, 콘서트 중엔 우리 노래를 유창한 한국어로 따라부르기도 한다.
 
국내팬들의 입장에선 우리 가수들의 이런 활약이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일일 터. 하지만 해외에서 활발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가수들의 면면을 살펴보다 보면 고개를 갸웃하게 될 때가 있다.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지 않은 가수들이 오히려 해외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가요 관계자는 “국내외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인기 가수들을 제외한 일부 가수들의 해외 진출은 좀 다른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 충분한 수익을 올릴 수 없기 때문에 해외로 나가는 것”이라며 “국내에서 인기가 높다면 굳이 해외로 나가서 겉돌 이유가 없다. 그들에겐 해외 진출이 생존 수단”이라고 했다.
 
국내에서 아이돌 그룹들은 음원, 음반, 행사 등의 수익을 통해 수익을 올린다. 하지만 이는 인기 그룹들에게 국한된 이야기일 뿐, 인지도가 없는 그룹들은 앨범 발매 전에 투자했던 금액을 보존할 만큼의 수익도 올리기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이들은 해외 진출을 통해 수익을 올려야 한다.
 
최근 수년간 적지 않은 아이돌 그룹들이 이와 같은 목적으로 일본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일본의 한류 시장이 위축되기 시작하면서 중국 시장 진출을 노리는 그룹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관계자는 “일본 시장이 한창 때보다 많이 위축됐다. 워낙 많은 우리 가수들이 진출을 한데다가 국가 관계에 있어서의 민감한 사안 등 외부적인 요소들도 영향을 미친 결과"라며 "앞으로는 아이돌 그룹들의 중국 시장 진출이 더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시장이라 할 수 있는 중국 시장의 잠재력을 보고 현지 업계와 접촉을 시작한 가요 기획사들이 적지 않다.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 현지에선 다양한 형태의 무대에 설 수 있는 국내의 댄스 그룹들을 선호한다. 하지만 국내 아이돌 그룹들의 중국 진출을 앞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장의 규모와 수익만 바라보고 해외 진출을 했다가는 현지 업계에 '한국 가수들이 우리 나라에 들어와서 돈만 벌어서 나간다'는 인식이 생길 수 있다”며 “당장 눈 앞의 이익만 바라보고 무분별한 해외 진출을 시도했다가는 우리 스스로 K팝이 설 자리를 잃게 만드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문화 콘텐츠를 수출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콘텐츠"라며 "어떻게 돈을 벌어올까 보다는 질 높은 노래와 공연을 어떻게 만들까에 대해 먼저 신경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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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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