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방글아기자] 중소기업과 거래하는 대기업의 '기술 빼가기'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됨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술자료를 요구할 수 있는 폭을 크게 좁히는방안을 마련했다.
28일 공정위는 하도급법에서 금지하는 '기술자료 제공 요구·유용행위'에 대한 심사지침을 보다 엄격하게 개정해 오는 29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종전의 심사지침은 기술자료를 요구할 수 있는 경우를 9가지로 제한했는데, 이 규정이 허술해 원사업자들이 자의적으로 해석, 중소기업에 시도 때도 없이 기술자료 제공을 요구해왔기 때문.
거래 지위상 원사업자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운 수급사업자들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기술자료를 정당한 대가를 받지도 못 하고 내주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이에 공정위는 기술자료를 요구할 수 있는 9가지 사유중 5가지를 삭제했다.
삭제된 규정은 ▲원사업자가 자신의 기술과 경영노하우를 전수?지도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기술자료를 요구하는 경우 ▲거래 개시 여부 등을 결정하기 위해 부품 승인에 필요한 기술자료를 요구하는 경우 ▲위탁계약 시 기준가격 마련을 위해 원가내역 자료를 요구하는 경우 ▲임치제에 의한 교부조건이 발생한 경우 ▲원사업자가 관계기관에 허가·신고를 하기 위해 기술자료를 요구하는 경우 등 기술자료 요구의 불가피성이 인정되기 어려운 사례들이다.
개정된 심사지침은 수급사업자가 기술자료 제공 시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제공할 기술의 범위 또한 사전에 협의된 것만으로 한정했다.
(출처=공정거래위원회 기술자료 제공 요구?유용행위 심사지침 관련 Q&A)
이와 함께, 실제 건내 받은 자료 외에 '단순열람'을 통해 디자인 등 지적재산권을 도용하는 것 역시 하도급법 위반 사항임을 적시했다.
보다 구체적인 개정 내용은 공정위 홈페이지(http://www.ftc.go.kr)에 게시된 관련 Q&A자료를 참고 하면 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심사지침 개정뿐 아니라 심사과정에서도 기술자료 제공 요구를 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를 보다 엄격하게 판단해 원사업자의 기술 탈취 가능성을 차단할 것"이라며 "앞으로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유용행위를 집중적으로 감시해 적발되면 엄중한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