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올해 초만해도 안갯 속을 걷는 듯 했던 중국 경제에 햇살이 비치기 시작했다. 정부 관계자들을 비롯해 다수의 경제 전문가들은 경제 회복에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중소기업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상반기 중국 경제는 합리적인 구간에서 움직였다"면서도 "경기 하방 압력은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시장 환경이 꾸준히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경제 전망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일련의 지표에서는 중국 경제의 안정적인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2분기 경제성장률은 7.5%로 6분기만의 최저치에서 반등했고 7월의 제조업 경기는 1년 반만의 최고점에 올랐다.
존 주 HSBC 이코노미스트는 "다양한 정책적 지원 방안들이 나타날 여지가 충분하다"며 "중국 경제는 향후 몇 년간 7% 이상의 성장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철도에서 노인 복지시설에 이르기까지 중국 정부의 투자가 필요한 부분은 여전히 많다"며 "이 같은 투자들이 부동산 경기 둔화 등의 영향을 상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유럽의 수요가 회복되는 만큼 수출이 개선될 여지도 충분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럼에도 중국 경제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는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PNC파이낸셜서비스그룹은 보고서를 통해 "향후 2년 내에 중국 경제가 퍼펙트스톰을 맞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퍼펙트스톰은 두 가지 이상의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 엄청난 파괴력을 야기하는 현상을 일컫는 말로 PNC파이낸셜은 기업의 재투자 둔화, 주요 주택시장의 조정, 신용시장 약화 등이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스튜어트 호프만 PNC파이낸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를 오랫동안 위협해온 일련의 문제들이 2016년에 한꺼번에 몰아칠 것"이라며 "이 경우 중국의 실질 성장률은 6% 정도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전망이 현실이 될 경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1990년 수준으로 되돌아 가는 것이다.
호프만은 신용시장의 경색이 퍼펙트스톰의 단초가 될 것으로 지목했다. 신탁회사와 같이 비전통적인 금융기관의 자금이 메마를 경우 기업의 채무 상환 연기가 어려워지고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빠질 위험이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기업의 신용 대출이 어려워진다면 자본 지출 또한 줄어들어 종국에는 노동시장의 위축을 야기할 수 있다고 호프만은 내다봤다. 실제로 노동집약형 제조업체들은 날로 높아지는 인건비와 환율 하락 등으로 이미 성장 둔화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자본 지출 감소는 기업들이 적절한 투자 기회를 놓치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도 지적됐다.
이보다 더 심각한 위협은 주택 시장의 대규모 조정이다.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40여개 산업과 직간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한 번 문제가 발생하면 걷잡을 수 없는 후폭풍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시티그룹은 올해 말까지 주요 대도시의 평균 매매가격이 20% 정도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호프만은 "주택 가격 하락은 신규 건설과 구매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부동산과 건설 부문의 침체를 야기할 수도 있다"며 "부동산 시장의 조정은 전반적인 기업 투자 심리 약화까지도 유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