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8일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미국 정부가 이라크 공습을 승인하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된 탓에 전반적인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지난 7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라크 내 미국인 보호를 위해 미국 군대에 이라크 공습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그는 "지상군 투입은 없으며 난민들을 돕기위한 목적의 구호품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중국의 무역지표는 예상을 크게 상회하며 경기 회복에 대한 분위기를 더욱 분명히 했다. 7월의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5% 증가하며 작년 4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무역흑자는 473억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에 달했다.
크리스 웨스턴 IG 수석투자전략가는 "단기 변동성이 이날 크게 나타났다"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는 관망세를 유지하기를 조언한다"고 전했다.
◇日증시, 엔화 강세 바람에 3% 급락..1만5000선도 무너져
◇일본 닛케이225 지수 주가 차트(자료=이토마토)
닛케이225 지수는 전일대비 454.00엔(2.98%) 떨어진 1만4778.37로 거래를 마쳤다.
우크라이나에 이어 이라크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고조되며 안전 자산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 엔화 강세로 악화된 투심은 일본 증시를 지난 5월 말 수준으로 끌어내렸다.
오후 4시12분 현재 달러·엔 환율은 전일대비 0.63% 떨어진 101.68엔을 기록 중이다. 엔화가 달러당 101엔대로 내려간 것은 지난달 28일 이후 약 열흘 만이다.
세라 아야코 스미토모미츠이신탁 시장투자전략가는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이 중동 사태에 필연적으로 개입할 수 밖에 없음을 나타내는 것"이라며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위험 자산 회피 경향이 짙어졌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일본은행(BOJ)은 시장의 예상대로 연간 본원통화 규모를 60조~70조엔 확대하는 통화정책을 유지했다. 최근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인 수출에 대해서만 평가를 낮췄다.
개장 전 발표된 6월의 경상수지는 3991억엔 적자로 다섯달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실적에 개별 종목의 움직임도 좋지 않았다.
니콘은 디지털 카메라 판매 부진을 이유로 연간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한 탓에 9.38% 떨어졌고, 재팬디스플레이도 지난 분기의 적자 확대 소식에 7.05% 급락했다.
반도체 전문업체인 타이요 유덴도 상반기회계연도 전망을 낮춘 영향에 8.91% 하락했고, 장 마감 후 실적 공개를 앞둔 소프트뱅크 역시 3.41% 후퇴했다.
◇中증시, 깜짝 지표에 경제 기대감도 높아..나흘만의 반등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보다 6.75포인트(0.31%) 상승한 2194.42를 기록했다.
예상을 훌쩍 뛰어넘은 수출 지표에 사흘 연속 이어지던 하락 흐름을 끊어냈다. 주간 상승폭도 0.42%로 4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장강 센트럴차이나증권 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은 경제 지표 결과에 잘 반응했다"며 "예상보다 좋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었던 만큼 이날의 지표는 호재로 작용하기 충분했다"고 언급했다.
다만 그는 "내일의 물가상승률 지표와 다음주의 거시경제 지표 등이 남아있는 만큼 상승세는 제한적이었다"고 진단했다.
나데르 나에이미 AMP캐피탈인베스터즈 펀드매니저도 "중국 경제의 회복 동력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중국 증시 역시 저평가 매력을 뽐내며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공상은행(-0.56%), 중국건설은행(-0.24%), 교통은행(0.68%) 등 은행주와 폴리부동산그룹(-2.55%), 북경선봉부동산(2.10%), 신매부동산(0.84%) 등 부동산주가 혼조세를 나타냈다.
강서구리(1.29%), 중국알루미늄(-5.13%), 샤먼텅스텐(-1.62%) 등 원자재 관련주도 방향성 없는 움직임을 보였다.
상하이자동차(1.39%), 강회자동차(0.96%), Faw(2.50%) 등 자동차주의 흐름은 양호했다. 중국 정부가 아우디와 크라이슬러 등 외국 브랜드를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처벌할 것이란 소식이 계속해서 호재로 작용했다.
◇대만, 연이틀 하락..홍콩, 본토따라 '상승'
대만 가권지수는 전일대비 45.48포인트(0.50%) 하락한 9085.96으로 장을 마감했다.
TSMC(-0.82%), 난야테크놀로지(-6.92%), 윈본드일렉트로닉스(-5.39%) 등 반도체주가 내린 반면 AU옵트로닉스(1.13%), 청화픽쳐튜브(-3.64%), 한스타디스플레이(-6.52%) 등 LCD 관련주가 혼조세를 나타냈다.
홍콩 항셍지수는 오후 3시25분(현지시간) 현재 전일대비 25.95포인트(0.11%) 오른 2만4413.51로 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보다는 중국의 경제 회복에 좀 더 무게를 두는 듯한 모습이다.
항기조업개발(6.55%), 중국해양석유(2.15%), 캐세이퍼시픽(0.82%) 등의 흐름이 비교적 양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