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많이 마시는 유럽연합(EU)산 스카치 위스키의 관세가 3년 내에 철폐된다. 또 EU산 치즈는 15년 내에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
25일 농림수산식품부와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한국과 EU는 자유무역협정(FTA) 농산물 분야 양허협상에서 이같이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U산 스카치 위스키에는 현재 20%의 관세가 붙고 있으나 3년 뒤부터는 관세가 없어져 위스키 값이 좀 더 싸질 전망이다.
스카치 위스키는 EU로부터의 수입 농산물 가운데 비중(금액 기준)이 15.6%에 달하는 주요 수입품이다. 최근 3년간 연 평균 수입액이 2억4천694만달러에 달했다.
36%에 달하는 치즈의 관세는 15년 내에 철폐하는 대신 일종의 의무 수입량인 저율관세 수입물량(TRQ)을 두기로 했다. FTA 발효와 동시에 2004∼2006년 평균 수입물량의 100%를 수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관세 철폐 때까지 매년 3%씩 수입물량을 늘리는 방식이다.
다만 TRQ 물량에는 관세가 붙지 않는다. 이는 한.미 FTA에서 치즈의 초기 TRQ를 평균 수입물량의 130%로 하기로 한 것보다 한국에 유리한 조건이다.
정부 관계자는 "EU는 2004∼2007년 중 수입물량이 가장 많았던 해를 기준으로 하자고 했으나 이를 2004∼2006년 평균으로 해 우리 쪽에 유리한 쪽으로 결정됐다"고 말했다.
나머지 낙농품들도 대체로 10년 이상의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낙농품은 탈지분유.전지분유의 관세율이 176%에 달하고 연유 89%, 유당 20∼49.5%, 밀크 크림 36%, 버터 36%, 유장 36% 등 비교적 관세율이 높다.
다만 탈지분유.전지분유는 일부 TRQ를 인정하는 대신 현행 관세를 유지하기로 했다. 치즈를 비롯한 EU산 낙농품의 수입금액은 연간 1억3천만달러에 달한다.
오렌지와 포도 2개 과일에 대해서는 계절관세가 도입된다. 국내에서 이들 품목을 수확하는 철에는 높은 관세를 매기고 나머지 계절엔 저율 관세를 부과하는 식이다.
한.EU는 또 가장 큰 쟁점이었던 냉동 삼겹살의 관세(25%)는 10년에 걸쳐 철폐하기로 했다. EU산 돼지고기는 최근 3년간 연 평균 4억698만달러어치가 수입돼 EU로부터 수입하는 농산물 중 1위(25.8%)에 올랐고 이 중 냉동 삼겹살이 70%가량이다.
양측은 삼겹살을 제외한 나머지 냉동 돼지고기의 관세 철폐 기간은 5년으로, 냉장 돼지고기는 10년으로 하기로 했다.
포도주(15%)는 FTA 발효와 동시에 즉시 관세가 폐지된다. 와인은 EU로부터 연 평균 8천140만달러어치가 수입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돼지고기의 경우 EU는 당초 한미 FTA와 동등한 조건(2014년)인 5년 내 철폐를 강력히 요구했으나 결국 양보를 받아냈다"며 "부족한 점은 있겠지만 비교적 농산물 분야 협상은 선방한 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다음달 2일 통상장관 회담이 남아있어 최종 협상 결과는 다소 달라질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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