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인터뷰)기업이익환류세제, 의미와 전망은?

입력 : 2014-08-26 오후 4:57:26
앵커: 토마토 인터뷰 시간입니다. 한동안 시장은 2기 경제팀 출범에 따른 정책 모멘텀에 움직였었죠. 그 중심에 있는 가장 중요한 정책이 바로 기업이익환류세제입니다. 내용은 어떻고, 우리 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아보겠습니다. 오늘은 LIG투자증권 퀀트 담당 염동찬 연구원 모셨습니다. 기업이익환류세제, 말이 너무 어려운 것 같은데 어떤 내용인지 간단히 설명 부탁드릴게요.
 
연구원: 네. 세법 개정안이 발표되기 전에는 사내유보금 과세라고 알려졌던 내용입니다. 이번 세법 개정안에서 내수부양을 위해 제시된 3대 패키지 중 가장 핵심이 되는건데요.
 
그동안에는 기업들이 발생한 이익을 배당을 하기보다는 자본으로 쌓는 경향이 강했습니다.지만 이제는 배당을 하거나, 인센티브 등의 형태로 임금으로 지급하거나, 투자를 하도록 유도해 내수를 부양하겠다는 것이 정책의 목표입니다.
 
그림을 통해서 자세히 살펴보도록 할게요.
 
기업은 두 가지 과세안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A안의 경우 당기순이익의 60~80%에서 세가지 항목인 배당, 임금증가, 투자를 공제한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 10%의 과세를 하는 방법입니다.
 
B안의 경우 당기순이익의 상대적으로 적은 20~40%에서 두가지 항목인 배당과 임금 증가분을 공제한 나머지 부분에 대해 과세하는 방법인데요. 기업은 유리한 방향으로 두 과세안 중 한 가지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한번 선택하면 과세가 실시되는 2015~2017년 사이에는 변경이 불가능합니다.
 
두 과세안의 차이점은 투자를 포함할 지 여부인데요. 투자 비중이 높은 제조업 기업같은 경우에는 A안을, 투자 비중이 적은 서비스업이나 금융업은 B안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 될 겁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아직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하기에는 너무 시차가 존재한다는 의견도 존재합니다. 그 이유는 실제 과세가 발생하는 시점이 2017년 3월이기 때문인데요.
 
첫 과세는 2015년 당기순이익에 대해서 발생하지만, 2015년에 과세에 해당하는 기준미달액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2016년에 초과분이 발생한다면 그만큼을 2015년에서 공제할 계획이라고 전했기 때문입니다.
 
즉, 2015년과 2016년 실적을 합쳐서 과세를 실시하고 이 시점은 2016년 법인세를 신고하는 2017년 3월이라는 의미죠.
 
이는 재계에서 기업의 투자는 중요한 의사 결정이며, 이 조치로 1년안에 투자를 결정한다는 것은 무리한 투자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고, 정부가 이를 타당하다고 평가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와 같이 정부에서는 재계의 입장을 어느정도 수용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중인데요. 정확한 과세안은 연말 시행령이 발표될 때 결정될 예정입니다.
 
현재 투자 범위에 대한 논의가 진행중인데요. 처음 가이드 라인 발표 시기에는 내수 활성화라는 취지에 맞게 국내 투자만을 투자로 산정할 예정이었지만 아직 다양한 가능성이 존재하는 상황입니다.
 
현재까지 방향성은 잡혀있지만 기업의 부담수준은 연말 시행령이 발표됐을 때 정확하게 산정할 수 있을겁니다.
 
앵커: 그렇군요. 일단 다른 나라의 경우는 어떤지도 궁금한데요, 비교 부탁드리구요. 또 예전에 이러한 사내유보금 과세안이 우리나라에서도 시행이 됐다가 폐지된 걸로 알고 있거든요. 그 부분까지 설명해주시죠.
  
연구원: 과거 한국의 사례나 사내유보금 과세를 실시하고 있는 미국, 일본, 대만등과 비교하면 사내 유보금 과세는 개인 소유의 성격이 강한 기업의 탈세를 막기위한 성향이 짙습니다.
 
예를 들어, 대주주가 지분을 100% 보유한 기업이 있다면 해당기업은 이익이 발생한다고 해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대주주 입장에서는 배당을 받는다면 배당소득세를 내야하지만, 모든 이익을 유보금으로 남긴다면 기업가치 증가가 대주주의 자산가치를 늘리기 때문이죠.
 
미국이나 일본, 과거 한국은 이러한 형태의 탈세를 방지하기 위해 사내유보금 과세를 실시했구요. 한국의 사내유보금 과세는 2001년에 폐지됐는데 IMF외환위기 시기에 문제시됐던 국내 기업들의 높은 부채비율을 개선시키기 위한 목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2009년에 법인세율을 3%포인트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투자나 배당, 임금증가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에 대해 기업들이 투자나 배당, 임금 증가를 유발하도록 유인하기 위한 법안이며, 과거 법안이나 해외 법안이 탈세 방지를 목적으로 한다는 점과 달리 내수 부양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존재합니다.
 
앵커: 네. 이번 과세안이 시행 된 후 기업들의 배당 성향은 얼마나 증가하게 될까요?
 
연구원: 현재 한국의 배당성향은 글로벌 주요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인데요. 한국 배당성향은 OECD 국가 중 꼴찌입니다. 작년 배당성향의 경우 한국은 13%수준이었는데 이머징 국가 평균이 33%, 전세계 평균이 39%였다는 점과 비교하면 이머징 평균의 절반도 안되구요. 전세계 평균의 1/3도 안되는 수준이죠.
 
이번 과세안으로 기업들이 내는 세금을 내리기 위해 배당, 임금, 투자들을 늘리는 시나리오별로 정리를 해보면 일반적인 수준에서 배당성향이 25%, 최대 60%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일반적인 수준 25%의 경우 현재보다는 두 배 정도 높은 수준이지만, 이머징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므로 충분히 달성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앵커: 끝으로 이번 이슈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정리해주시죠.
 
연구원: 아직 시행령이 나오지 않아서 정확한 수치보다는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가정해서 말할 수 밖에 없지만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인 이슈로 작용할 겁니다. 워낙 낮은 배당성향은 한국증시의 고질적인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 요인이었던만큼 이번 조치로 배당 성향이 늘어난다면 이러한 디스카운트 요인을 줄여주는 이슈로 작용할 겁니다.
 
배당 성향이 2배 오르면 코스피 상승 여력은 10% 정도 되구요. 4배 오르면 20%의 상승 여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들을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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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