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방서후기자] 정부가 1일 내놓은 부동산 대책에는 '주택시장 활력회복'을 위한 규제 완화 방안이 대거 담겼다.
과거 시장 과열기에 도입돼 민간 부문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규제들을 개혁해 회복인 듯 회복아닌 아리송한 국면에 있는 시장을 본격 활성화시키겠다는 의도에서다.
먼저 정부는 최장 40년으로 돼 있는 재건축 연한을 10년 단축하고, 구조 안전에 큰 문제가 없더라도 생활에 불편이 크면 재건축을 할 수 있게끔 안전진단 기준을 완화하기로 했다. 재건축시 세대수의 60% 이상, 연면적 기준 50% 이상 의무적으로 지어야하는 전용면적 85㎡이하 주택도 세대수 기준만 만족시키면 된다.
이에 따라 재건축 대상 아파트가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에서 재건축 대상이 될 1987년부터 1991년에 준공된 아파트는 24만8000가구로, 이 중 강남3구가 3만7000가구에 달한다.
이밖에 1980년대 중반부터 입주를 시작한 목동지구가 대거 수혜를 입을 전망이며, 1990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한 수도권 1기신도시 단지들도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목동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목동신시가지 1단지가 안전진단 신청 가능 연한에 도래했고, 다른 단지들도 순차적으로 시기가 다가온다"며 "그동안 워낙 튼튼하게 지어져서 안전진단 통과가 쉽지 않다는 공감대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이번 대책으로 인해 재건축 사업이 시작만 된다면 더 빠른 속도로 추진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경기 광명시 하안동 중개업소 관계자도 "준공년도가 1989년인 하안주공 1단지가 오는 2019년이면 재건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야 우리도 다른 서울 재건축 아파트처럼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유주택자라도 차별없이 청약을 할 수 있도록 청약가점제를 사실상 폐지하고, 수도권의 경우 입주자저축 가입기간이 1년 이상이면 청약 1순위 자격을 줄 방침이다.
여기에 그린벨트를 해제해 조성한 공공주택을 일정기간 팔 수 없는 전매제한과 거주의무 기간을 완화해 거래 활성화에 도움을 주기로 했다.
강남구 자곡동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많은 사람들의 큰 관심처였던 내곡과 세곡지구는 이미 급매물이 자취를 감춰고 매수세가 짙은 매도 우위장"이라며 "이 일대 전매 제한이 완화되면 그야말로 큰 장이 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리서치팀장은 "기존 주택시장에 비해 분위기가 좋은 분양시장에 사람들이 더 많이 몰릴 수 있다"며 "하지만 분위기를 타고 한 번 찔러보는 식의 '허수요자'들도 만만치 않게 늘어날 것이고 지금도 모든 사업장의 분양이 다 잘되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인기 지역에는 몇 만명씩 청약자가 몰리고, 그렇지 않은 곳은 청약률이 저조한 양극화 또한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서울의 대표적인 재건축 아파트 잠실주공5단지 (사진=방서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