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경준기자] 시중에 넘쳐나는 부동자금이 꿈틀대고 있다. 위험자산으로의 대이동을 위한 본격적인 신호들이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단기 부동자금의 ‘집합소’였던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이 3월 중순을 고점으로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또 이 기간 동안 채권형 펀드와 주식형 펀드로는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위험자산으로 평가되고 있는 원금 비보장 주가연계증권(ELS)도 최근 들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30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전체 ELS 시장에서 원금 비보장 ELS가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들어 급속히 증가해 올 2월 기준으로 88%대로 복귀했다. 원금 비보장 ELS는 지난 2008년 7월 90% 넘던 비중이 주가급락으로 50%까지 급감했었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주가 급락으로, 원금 손실 구간에 들어가면서 투자자의 매력을 잃었던 원금 비보장 ELS에 다시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발행규모 역시 점차 증가하면서 올 2월 기준으로 4000억원 이상이 발행됐다.
또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연초부터 대규모(34조원 상당)로 유입되던 MMF 자금도 지난 3월 16일 사상 최대치인 126조원을 기록한 이후 최근 들어 2조2000억원 가량 자금이 빠져나갔다.
같은 기간 동안 채권형 펀드에는 8700억원, 주식형 펀드에는 82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특히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코스피지수가 심리적 저항선이었던 120선을 상향 돌파한, 지난 16일 이후 8거래일 연속 순유입을 기록했다.
또, 그간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던 저축성 예금도 지난 13일 579조5000억원의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정체 및 소폭 감소현상을 보이고 있다.
실질고객예탁금도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는데, 최근 저점인 2월 중순 대비 2조1000억원의 증가를 나타내고 있다.
이와 관련,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중 부동자금 및 저축성 자금의 감소와 함께 주식형 펀드 및 채권형 펀드의 증가세가 맞물려 나타난 점으로 볼 때 시중의 자금은 위험자산 기피현상이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