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유통업계가 국경절 특수를 이용해 상반기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설욕전에 나선다.
추석시즌 매출이 예상보다 호조를 보이면서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 이후 아시안게임에 이어 국경절까지 실적 회복 기조를 확실이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세월호 참사로 위축된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는 만큼 기세를 몰아 완벽한 분위기 전환 시도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경절 연휴(10월 1∼7일)가 인천아시안게임(9월 18일~10월 4일)과 겹치면서 지난해 보다 35% 증가한 16만명의 중국인 관광객(요우커)이 방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국경절 요우커 1인당 소비규모가 240만원 가량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국경절 기간에만 대략 4000억원의 돈이 풀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국인 큰손은 절대 놓칠 수 없는 VIP 고객이다.
화장품, 패션, 유아용품, 호텔업계는 물론 면세점과 백화점 등 프리미엄 채널 역시 이번 특수기간 매출 끌어올리기 모드에 돌입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명품구매 등 고가상품 구입이 주로 이뤄지는 면세점에 가장 큰 수혜가 돌아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롯데와 신라 양자간의 대결도 볼거리로 꼽히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중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아파트와 자동차 등 초호화 경품을 내걸 정도로 상당히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다.
약 8만명 가량의 요우커가 방문했던 지난 춘절(1월 31일~2월 6일)기간 롯데와 신라 모두 지난해 대비 매출이 무려 70%나 껑충 뛰었다. 요우커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때문에 이번 연휴기간 동안 춘절에 비해 약 두 배 가량의 요우커가 몰릴것으로 관측되면서 올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도 사상 최대실적 경신이 당연시되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 춘절 연휴 롯데면세점 본점 화장품 판매존에서 쇼핑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사진=김수경기자)
지난 춘절에 면세점과 함께 최대 매출 증대효과를 누렸던 백화점 업계 역시 이번 국경절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특히 연말 결혼을 앞두고 혼수용품을 구매하려는 요우커들의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에대한 만반의 채비까지 모두 마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관광객들의 쇼핑바구니 품목이 점차 다채로워지면서 이제 고가의 예물과 가구는 물론 밍크코트까지 혼수용품에 대한 구매가 점점 늘고 있는 추세"라며 "프리미엄 유아용품, 생활용품,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는 등 씀씀이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춘절이나 국경절대비 1인당 소비금액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일명 큰손들이 이번 국경절 연휴기간 얼마나 유입될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인 쇼핑품목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화장품과 패션업계 역시 분주하기는 마찬가지다.
중국인들이 특히 선호하는 마스크팩 제품에 대한 수량을 충분히 확보하고 중국인 맞춤형 제품도 별도로 출시해 한정판매까지 나선다는 방침이다. 중국인이 선호하는 제품 위주로 새롭게 세트상품도 구성하는가 하면 통큰 할인이벤트도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미샤는 시진핑 주석의 부인인 펑리위안이 구매해 화제가 됐던 비비크림과 어퓨의 스네일겔마스크 매출을 올릴 절호의 찬스로 노리고 명동과 면세점 매장 등에 홍보액자도 내걸 예정이다. 해당 제품 판매 증진은 물론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상당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호텔업계 역시 발빠르게 요우커 유치전략을 펼친 결과 중국인 투숙객 예약률이 지난해보다 2~3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제주도 특급호텔은 이미 몇 달 전에 예약이 모두 만료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시즌 워낙 고전을 한 터라 업체들마다 하반기 대형 이벤트이자 매출을 집중적으로 올려야하는 이번 국경절 연휴 기간에 대한 열의가 남다르다"며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마케팅비에 대한 부담이 이전보다 크게 높아진 것은 다소 부담스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아시안게임까지 연계할 경우 거의 한 달 가까이 요우커 특수를 누릴 수 있는 만큼 마케팅 대비 효율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