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지속된 경기 침체 속에서 올해 상반기 국내 소비재 전체 시장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8% 감소했다. 식음료(-0.1%) 부문은 생활용품 부문(-2%)보다 감소 폭이 덜한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정보분석기업 닐슨 코리아는 최근 2014년 상반기 FMCG(Fast Moving Consumer Goods) 트렌드 리포트를 발간하고, 국내 소비재 시장의 주요 동향을 발표했다고 29일 밝혔다.
◇맥주·생수, 판매액 성장률 큰 폭 상승
올해 상반기에는 전반적인 소비재 시장이 역성장을 기록했으며, 식음료 부문에서는 전통적으로 불황에 강한 편의가공식 시장(0.4%)과 주류(4.2%), 음료(1.7%) 시장만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성장을 기록했다.
주류 시장의 성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3%의 판매액 성장률을 달성한 맥주가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수입 맥주의 물량 성장률은 27.8%를 기록했다.
음료 시장에서는 생수가 지난해 대비 13.2%의 판매액 성장률을 보였고, 이는 소비재 전체 시장에서 수산캔, 살충제 시장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이와 함께 최근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 탄산수 시장의 판매액 성장률도 94.8%에 달해 눈길을 끌었다.
◇건강 기능성 더한 인스턴트 식품 인기
신선식품보다 저렴하면서 조리하기도 간편한 편의가공식 시장은 장기화되는 불황 속에서도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0.4% 판매액 성장률을 기록하며 꾸준한 성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수산캔 시장은 전체 소비재 시장에서 가장 높은 19.3%의 판매액 성장률을 보였고, 특히 연어캔 시장이 지난해 상반기 약 7억7000만원에서 올해 약 158억원 규모로 늘었다.
또한 인스턴트 식품임에도 해로운 성분을 빼고 건강 기능을 더 강화한 제품이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백미보다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잡곡밥의 인기에 힘입어 전체 즉석밥 시장에서 잡곡밥 시장의 비중이 2.5% 증가한 13.8%를 기록했고, 나트륨 함유량을 줄인 저염식 캔햄도 전체 캔햄 시장에서의 판매 비중이 0.9% 증가한 14.4%를 기록했다.
◇신선식품, 가격 경쟁력으로 성장 견인
신선식품 시장에서는 오히려 기본에 충실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두부 시장에서는 일반 수입 두부의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4.5% 성장했지만, 유기농 두부(국산, 수입 포함)는 10.9% 줄었다.
콩나물도 수입산 판매량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21.2% 성장한 반면, 국산 콩나물이 8.2% 마이너스 성장률을 나타냈다.
이밖에도 소용량 제품보다 가격 경쟁력을 갖춘 대용량 제품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5인분 이상 냉장면(떡류, 면류 포함) 제품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6% 성장했지만, 4인분 이하 제품은 0.9% 감소했다.
냉동밥 시장에서 400g 이상 제품의 판매량 비중은 24.6% 포인트 증가한 68.3%를 기록한 반면, 400g 미만 제품의 판매량 비중은 24.6% 감소한 31.7%를 기록했다.
◇친환경 생활용품 판매량 증가 추세
비식품 부문에서는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로 살충제 시장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5% 성장하며, 전체 소비재 시장에서 수산캔 시장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베이킹소다, 식초 등 천연 성분으로 건강에 해가 없으면서도 기존 합성 제품 못지 않은 성능을 자랑하는 친환경 가정용 생활용품의 판매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환경 콘셉트 생활용품의 물량 점유율 중 주방세제는 지난해 상반기 2.4%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8.4%로 크게 늘었고, 세탁세제 시장도 5.8%에서 7.3%로 성장했다.
또한 식초 성분을 함유한 섬유유연제도 1.4%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몸에 직접 닿는 제품인 생리대 제품도 친환경 선호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올해 상반기 판매량 기준 전체 생리대 시장이 0.6% 성장한 것과 비교해 유기농 생리대 제품의 성장률은 무려 52%에 달했다.
조동희 닐슨코리아 소매유통조사본부 상무는 "소비재 산업은 기후, 인구통계학적 변화와 소비자 생활방식의 변화가 가장 빠른 속도로 반영되는 산업"이라며 "FMCG 트렌드 리포트를 통해 기업들이 국내 소비재 시장의 현황을 정확히 진단하고, 변해는 소비자의 니즈를 발견해 침체된 내수에서도 성장 돌파구를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소비재 주요 카테고리 성장률. (사진제공=닐슨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