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의 증인이 퇴직한 금융사 최고경영자(CEO)에 초점이 맞춰진 가운데 서진원 신한은행장
(사진)은 국감 칼날을 피하는 '수혜'를 입게 됐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2010년 '신한사태' 당시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과 가까웠던 전·현직 직원과 가족, 고객들의 계좌를 불법 조회한 신한은행 전·현직 임직원 20여명에 대해 징계를 사전 통보했다.
은행에 조치를 의뢰한 직원들까지 합치면 제재 대상자는 140여명에 이를 전망이다. 금감원은 오는 16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이들에 대한 징계를 확정할 방침이다.
신한은행의 불법 계좌조회는 앞서 지난해 10월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신한은행이 2010년 4월부터 9월까지 야당 중진의원들을 포함한 정관계 주요 인사 22명의 고객정보를 불법조회했다고 주장하면서 촉발됐다.
당시 증인으로서 국감장에 출석한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이와 관련해 "정관계 인사들에 대한 계좌조회는 없었다"고 해명하는가 하면 "상시 감사 메뉴얼에 따라 실시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감독당국의 검사 결과 정치인 계좌조회는 상시감시과정에서 이뤄진 것으로 밝혀졌으나, 신 전 사장과 가까웠던 직원이나 가족 계좌를 불법으로 조회한 것은 사실로 확인된만큼 재조명이 불가피해졌다.
이 때문에 지난해 국감장에서 여야 의원들로부터 질타와 추궁을 받았던 서 은행장이 올해 국감장에 다시 증인으로 호출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김기식 의원 측은 "고객정보 조회에 적법한 사유가 있었다고 금감원이나 신한은행에서 설명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국감장에서 다시 거론할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동명이인 뿐이라고 해명했던 정치인 계좌 조회가 일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고, 은행 내부규정에 따른 것이라 하더라도 내규가 적법한가에 대한 문제 제기는 추가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정무위의 증인 채택이 퇴직한 금융사 CEO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현재진행형인 금융 이슈에 대한 심도있는 국감이 어려운 상황. 현직 은행장인 서 행장이 국감장에 불려나올 가능성은 더욱 희박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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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장 호출 여부와 상관없이 서 행장에게 신 전 사장 측근에 대한 신한은행의 불법계좌조회는 털고 가야 할 숙제다.
김 의원은 이날도 '2010년 신한은행 비상대책위원회 문건'을 공개하며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이 조직적·불법적인 계좌 조회 및 추적에 나섰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다른 관계자는 "서 행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로 재임기간 중에 별 문제가 없어서 연임이 유력한 상황"이라면서도 "신한사태의 잔재인 불법 계좌조회 문제를 깨끗하게 마무리해야하는 것이 전제가 돼야하므로 안심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