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황금주파수'라 불리는 700MHz 주파수 할당을 두고 방송·통신업계의 힘겨루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 13~14일 열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이 일제히 지상파의 입장을 대변하고 나섰다.
국회 미방위 소속 조해진, 배덕광(이상 새누리당), 최민희, 전병헌(이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은 이틀에 걸친 국감에서 "황금주파수인 700MHz 대역을 지상파에 배분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들 의원들은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에게는 "기존의 주파수 정책을 전가의 보도처럼 생각말라"며 원점 재검토를 요구했고,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에게는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700MHz 주파수는 원래 지상파 방송사들이 방송용으로 사용하던 대역으로 지상파의 아날로그 방송 종료로 108MHz폭(698~806MHz)이 회수됐다. 커버리지가 상당히 넓어 효율성이 높다는 특징에 '황금주파수'라고도 불리며 경제적 가치는 최소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2012년 1월 옛 방통위는 '모바일 광개토플랜2.0'을 의결해 700MHz 주파수 대역 중 40MHz는 통신용으로 배정하고 나머지는 추후 결정키로 했다.
논란은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가 재난망 구축에 700MHz 대역 중 20MHz를 사용키로 하며 확대됐다. UHD 방송을 위해 주파수 할당을 요구해왔던 지상파 입장에서는 활용할 수 있는 대역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성준 위원장이 "700MHz 운용방안에 대해 기존 40MHz폭도 포함해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발언을 번복하는 등 애매한 태도를 보인 점도 주파수 배분을 둘러싼 업계의 갈등을 심화시켰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는 13~14일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에 대한 국정 감사를 진행했다.ⓒNews1
국감 현장에서 나타난 미방위 의원들의 발언은 대부분이 지상파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었다.
정호준(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방송이 잘 되려면 컨텐츠가 확보돼야 하는데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과 제작 능력 등을 고려한다면 지상파가 UHD 보급에 앞장설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언급했다.
전병헌 의원은 "지금의 방침대로 진행이 된다면 UHD 방송이 전국 서비스를 하기에는 불가능하다"며 "일부 지역에서는 역차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고, 조해진 의원은 "이대로라면 UHD 시대에는 지상파가 없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700MHz 대역의 주파수를 반드시 지상파에 배분해야 한다는 이들의 주장에 대해 유료방송업계와 통신업계는 대체로 부정적인 시선을 보낸다.
유료방송업계에서는 "지상파가 700MHz 주파수 대역을 받기 위해 UHD 방송을 내세우는 것은 핑계일 뿐"이라고 지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UHD로 방송을 제작하는 것은 지금의 HD 주파수 대역을 적절히 활용해도 충분히 할 수 있다"며 "해당 대역이 원래 방송용도 였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또 "지상파는 UHD를 앞세워 황금 주파수 대역을 따낸 후 MMS 등으로 영역을 넓혀갈 것"이라며 "방송과 광고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꼼수"라고 비판했다.
통신업계에서도 비슷한 의견을 내고 있다. 5000만 가입자가 활용하는 이동통신 트래픽 해소에도 도움이 되고 사물인터넷(IoT) 등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 활용의 출발점이 된다는 것.
또한 수 조원의 경제적 가치를 가진 황금주파수를 지상파에 무상으로 내주기 보다는 전파사용료 등 할당에 따른 합당한 대가를 얻을 수 있는 방안이 보다 적절하다는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