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사이버검열'논란 해명..'기준 미비'는 여전

"검열 권한·기술 전혀 없어", 대상 기준은 "…"
피해자 몰라도 수사 진행..수사력 낭비 논란

입력 : 2014-10-15 오후 9:29:00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사이버검열', '사이버사찰' 논란으로 홍역을 겪고 있는 검찰이 적극 해명에 나섰지만 모니터링 대상에 대한 명백한 기준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검찰청은 15일 15층 회의실에서 2차 '사이버 명예훼손 유관부처 실무회의'를 열고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회의에는 법무부와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미래창조부과학부, 경찰청, 서울중앙지검과 대검 과장급 간부들이 참석했다. 지난달 18일 참석했던 네이버·다음·SK커뮤니케이션즈·카카오 등 인터넷업체들은 모두 제외됐다.
 
검찰은 이날 결과 발표해서 "소위 '사이버검열'은 전혀 없음을 재확인했다"며 "그럴 권한도 없으며 법률적, 기술적으로도 아예 불가능하다. 사이버검열 내지 사이버사찰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사이버 명예훼손상의 모욕죄는 감청대상이 아니므로 수사 과정에 감청기법을 활용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논란이 됐던 '실시간 키워드 검색'이나 포털사에 명예훼손 게시글을 직접 삭제할 것을 요청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도 모두 부정했다. 포털사와의 핫라인 구축도 피해자의 권리구제를 위한 협력체계 구축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인터넷 공간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 논란에 대해서도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개된 인터넷 상에서 심각한 명예훼손 게시글을 확인한다는 취지"라며 "카카오톡 등 사적인 대화가 이뤄지는 공간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모니터링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검찰은 그러나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개된 인터넷상'이라는 기준에 대해 "수치로 계량화해서 기준을 만드는 것이 적절한지는 의문"이라며 "상식선에서 이해해 달라"고 모호하게 답했다.
 
검찰은 또 "고소, 고발, 진정 등 피해자의 피해신고가 있는 사안을 위주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원칙론을 재확인하면서도 고소나 고발 등 없이 실시하는 '선제적 인지수사' 진행 방침을 고수했다.
 
검찰은 "악의적이고 인신공격적인 허위사실로 인해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한 피해가 발생했거나, 피해 확산이 우려되는 경우에는 수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기준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설명하지 못했다.
 
검찰은 특히 피해자가 모르는 채 진행되는 사이버상 명예훼손 범죄에 대해서도 '선제적 인지수사'를 할 수 있다고 밝혀 피해자의 의사와는 관계 없이 수사가 진행 될 수 있음을 내비쳤다.
 
검찰은 "다만 이 경우 반의사불벌죄임을 감안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을 경우 수사를 종료할 것"이라고 설명해 수사력의 낭비라는 또 다른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가 범죄도구로 이용돼 압수수색할 경우 제3자에 대한 권리침해 부분에 대해서도 검찰은 "수사기법상 완전 배제할 수는 없지만 법정에 증거로 제출하기 위해 꼭 필요한 부분 외에는 보존하지 않겠다"며 "정제되고 절제된 수사가 진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내일(16일)서울고검과 서울중앙지검에 대한 국정감사에 검찰과 함께 논란의 가운데에 서 있는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어서 검찰의 '사이버검열' 논란은 절정을 이룰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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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