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피해자대책협의회 회원들이 17일 오후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 앞에서 현재현 동양그룹 전회장의 1심 선고 공판 결과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날 참가자들은 '동양그룹이 동양증권을 통해 조직적으로 금융사기 범죄를 저지른 것이 오늘 공판으로 드러났다'며 '정부와 금융당국은 동양증권 부도사태 관련 혐의자들을 엄벌하라'고 주장했다. 현 전회장은 이날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1조3000억대 사기성 기업어음과 회사채를 발행한 혐의 등으로 징역 12년을 선고 받았다.ⓒNews1
[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동양사태와 관련해 현재현(65) 전 동양그룹 회장이 중형을 선고받은 것에 대해 피해자들이 의미 있는 판결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하지만, 사건의 핵심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다른 일가와 금융당국자들에 대한 책임도 뒤따라야 한다고 피해자들은 목소리를 높였다.
동양피해자대책협의회는 "대형 금융 사건을 저지른 당사자에게 엄중한 처벌이 내려져 피해자 단체로서는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면서도 "검찰의 구형량을 100% 수용해도 부족한데 현재현 12년과 정진석 5년을 선고한 것은 법원이 피해자의 고통보다는 경제를 살리겠다는 명분으로 낮은 수위의 처벌을 내린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위현석 부장)는 17일 기업어음(CP)과 회사채를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끼친 혐의로 구속기소된 현 전 회장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이는 검찰이 구형한 징역 15년보다 3년이 줄어든 형량이다.
피해자 단체는 비자금 해외유출 의혹이 있는 다른 일가에 대한 검찰의 구속 수사를 강력히 요구했다.
협의회 측은 "이번 사건의 핵심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고, 특히 비자금 해외유출 의혹이 있는 이혜경 등 다른 일가들에 대한 구속은 커녕 기소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은 앞으로 두고두고 동양사태에 대한 의혹으로 남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천국 동양피해자대책협의회 위원장은 "범죄를 방조한 금융당국 책임자들에 대한 수사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피해배상을 제대로 받을 때까지 강력히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