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연기자] 국내 최초로 국제전기통신연합(ITU) 표준화총국장이 탄생했다.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와 외교부는 부산에서 열리고 있는 ITU 전권회의 고위선출직 선거에서 이재섭 카이스트 연구위원(사진)이 표준화총국장직에 선출됐다고 24일 발표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지난 1952년 ITU 가입 이래 처음으로 고위선출직에 진출한 것으로 의미가 매우 크다.
카이스트 IT융합연구소 연구위원이자 미래부 장관정책자문관을 맡고 있는 이 연구위원은 국내 정보통신 국제표준화 활동이 미미했던 1980년대 27세의 나이로 ITU 표준화 활동을 개척했으며, 지난 2001년부터 ITU 표준화 연구반의 의장 및 부의장직을 수행하는 등 글로벌 표준정책 결정에 크게 기여해왔다.
특히 2000년대 정보통신의 핵심 주제였던 차세대정보통신망(NGN)과 IPTV의 표준개발을 직접 주도했으며, 다수의 ITU 전현직 고위집행부와 공동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등 전문성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레바논, 세르비아 등 외국의 통신정책 자문도 수행하며 통신 분야 전반에 대한 식견도 겸비했다는 평가다.
이번 ITU 표준화총국장 선거는 튀니지, 터키가 함께 입후보했으며, 이재섭 연구위원은 193개국 회원국 중 169개국이 투표한 1차 투표에서 과반(85표)을 넘긴 87표를 얻어 최종 선출됐다.
표준화총국장은 ITU 표준화 부문(ITU-T) 업무를 총괄하고, 차세대 정보통신 및 인터넷 정책 등 ICT 글로벌 표준에 대한 실질적 결정권을 갖고 있는 요직이다. 특히 우리 기술과 산업이 세계를 주도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주요 직위라고 할 수 있다.
이 연구위원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간 표준화총국장직을 수행하며, 1차에 한해 연임이 가능하므로 본인 의사에 따라 최장 8년간 표준화총국장직을 수행할 수 있다.
앞서 미래부와 외교부는 ITU 고위집행부 진출을 국가적 과제로 삼고 제네바 대표부 등 전재외공관과 긴밀한 협업을 통해 192개 ITU 회원국을 상대로 선거 지지교섭에 총력을 다해왔다.
미래부는 미주와 유럽 등 지역별로 개최되는 ITU 전권회의 준비회의에서 각국 대표를 대상으로 지지교섭을 벌여온 한편 장·차관 양자면담 및 각종 국제회의에서도 해당국 정부 대표를 대상으로 지지교섭을 추진해왔다.
외교부도 표준화총국장 선거를 올해 국제기구 중점선거로 선정하고, 제네바 대표부 등 전재외공관을 활용해 주재국 정부를 대상으로 지지를 확보했다.
미래부와 외교부는 "ITU 가입 60여년만에 전권회의를 유치한데 이어 표준화총국장 당선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며 "한국이 ICT 정책과 외교 강국으로 도약하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이재섭 연구위원과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ITU 표준화총국장 당선을 축하하고 있다.(사진=미래창조과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