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노인층이 많이 살거나 고령화가 빨리 진행되는 농어촌 지역의 1인당 연간 진료비가 도시지역보다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개한 '2013년 지역별 의료이용 통계연보'를 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건강보험과 의료급여 진료비는 총 56조2579억원으로, 2012년의 53조4458억원보다 5.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건강보험과 의료급여로 의료보장을 받는 인구는 5148만명이며 1인당 연간 진료비는 109만3479원이었다. 이는 2008년(79만9247원)과 비교해 6년 새 30만원이 올랐다.
지역별 1인당 연간 진료비를 보면, 농어촌 지역과 도시 간 격차가 확연히 드러난다.
전국에서 1인당 연간 진료비가 가장 비싼 곳은 전남 고흥군으로 진료비는 197만4340원이었다. 이어 경남 의령군(197만3404원)과 전북 부안군(192만5191원), 전남 신안군(188만7737원), 전북 순창군(188만2828원)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는 진료비가 76만1590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경남 창원시 성산구(83만3609원)와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85만3585원), 경기도 오산시(86만5978원), 경북 구미시(86만9901원) 역시 1인당 연간 진료비가 90만원을 넘지 않았다.
건강보험공단 측은 "노인층이 많이 밀집한 농어촌 지역의 1인당 연간 진료비가 높았다"며 "1인당 연간 진료비 상위 30개 지역의 평균 진료비는 180만3271원인데, 30개 지역 중 시 단위는 전북 김제시와 전남 나주시 등 2곳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농어촌과 도시 간 진료비 격차는 지난해 진료비 수준과 비교해서도 두드러진다.
올해 가장 비싼 진료비를 지출한 전남 고흥군의 지난해 진료비는 186만2903원으로 올해와 비교하면 9만원 정도 올랐다. 또 지난해 1인당 연간 진료비 지출 상위 30개 지역의 평균 진료비는 171만3519원으로, 올해와 비교하면 9만원 정도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1인당 연간 진료비 지출 하위 30개 지역의 평균 진료비는 86만1126원 올해(89만2259원)는 전년보다 3만원 밖에 늘지 않았다. 농어촌 지역일수록 1인당 진료비 지출규모가 크고 해가 지날수록 지출부담 역시 더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지난해 인구 1000명당 주요 질환자 수는 고혈압 113.1명 ▲당뇨병 48.3명 ▲치주질환 316.8명 ▲관절염 118.7명 ▲정신 및 행동장애 52.1명 ▲감염성질환 219.9명 ▲간질환 24.1명 등으로 나타났다.
주요 질환별로 의료보장 인구 1000명당 환자 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고혈압의 경우 강원도가 152.9명으로 가장 많았다. ▲당뇨는 전남이 64.7명 ▲치주질환은 광주시가 339.9명 ▲관절염은 전남이 188.1명 ▲정신 및 행동장애는 전북이 65.5명 ▲감염성질환은 광주시가 260.3명 ▲간 질환은 전남이 30.3명으로 가장 높은 순위를 보였다.
반면, 환자수가 가장 적은 곳은 고혈압의 경우 광주시가 90.0명으로 가장 적었다. ▲당뇨는 울산시가 41.4명 ▲치주질환은 경북이 293.8명 ▲관절염은 경기도가 98.8명 ▲정신 및 행동장애는 울산시가 44.1명 ▲감염성질환은 강원도가 201.3명 ▲간질환은 충북이 21.0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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