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앵커: 토마토인터뷰 시간입니다. 일상 생활에서 중요한 것이 바로 '기상' 정보인데요. 아무리 바뻐도 오늘의 날씨, 내일의 날씨만큼은 꼭 확인하곤 하죠? 특히 최근에는 한반도를 포함한 지구 전체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재해가 빈번히 발생하고, 그 규모 역시 대형화돼 국가적 재난까지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러한 기후변화와 기상재해는 국민의 일상생활, 산업, 교통 등 모든 분야에 영향을 줘 기상분야의 중요성은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기상산업을 연구하고 육성·발전시키는 곳, 한국기상산업진흥원의 이희상 원장님을 모시고 한국의 기상산업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원장님, 안녕하세요. 우선 기상청은 자주 들어봤어도 한국기상산업진흥원은 낯선데요. 기상산업진흥원, 어떤 곳인가요?
이희상 원장: 네, 한국기상산업진흥원은 기상정보를 사업 아이템으로 활용하거나 기상 장비를 개발 또는 제작하는 기상 기업을 지원해 기상 산업을 육성하고 발전시키는 곳입니다. 진흥원은 크게 기상산업 진흥, 기상산업 R&D관리, 기상장비 구매 유지 보수, 기상 콜센터 운영 등을 담당하고 있는데요. 진흥원의 가장 큰 역할은 기상청과 기상산업계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지난 2005년 8월 재단법인으로 출범해 2009년 12월 제정된 기상산업진흥법에 따라 그 해 법정법인으로 재창립 되었고요. 2013년 1월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서 국가의 재정 지원을 받게 됐습니다.
앵커: 아주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곳이군요.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기상산업이 아주 영세한 수준인데요. 국내 기상산업 현황, 어떤가요?
이 원장: 우선 기상산업은 기상예보업, 기상컨설팅업, 기상감정업, 기상장비업으로 분류합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221개 기상사업자가 등록돼 있는데요. 이 중 기상감정업은 전무하고 기상예보업이 14개, 기상컨설팅업이 15개, 기상장비업이 221개 사업자 정도만 등록돼 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대부분 영세한 실정입니다.
이는 국내 시장 규모가 작다는 이유도 있지만 지금까지 기상산업에 대한 육성책이 부족해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한 점도 영향을 미치는데요. 최근에 와서야 개념이 정립된 기상감정업에는 아직 등록된 사업체가 한 곳도 없을 만큼 국내 기상산업은 답보상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럼 답보상태인 국내 기상산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이 원장: 침체된 국내 기상산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국내 기상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 확대가 답이라고 봅니다. 진흥원이 나서서 해외에 국산 기상장비를 소개하고 품질을 보증하는 등 해외로 수출토록 힘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해외 기상장비 시장 규모는 매우 커서 해외 수출 확대를 통해 성장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합니다.
또한 지구온난화로 기상이변에 따른 개발도상국의 피해가 커지고 있어 국제기구에서는 이러한 개도국 기상청의 현대화에 돈을 내놓는 추세인데요. 이러한 사업은 세계은행이나 아시아개발은행과 같은 국제금융기구를 통해 나오는데 진흥원은 이러한 해외 입찰 정보를 파악해 국내 기업에 제공하고 해외 입찰 참여 방법 등을 알려줘 국내 기상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도울 예정입니다.
앵커: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기술력과 장비도 중요할텐데요. 이번에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다점식 레이저 적설계'라는 장비를 개발했다고 들었어요. 소개 좀 해주시죠.
이 원장: 네, 다점식 레이저 적설계는 우리 진흥원의 R&D 사업 중 '기상장비 핵심기술개발'의 자금을 지원받아 국내업체가 개발하고 있는 장비인데요. 자동으로 적설을 관측하는 방법으로 먼저 실용화된 '초음파식 적설계'가 있었으나 정확성에 문제가 있어 지금까지는 주로 관측자가 직접 자를 이용해 적설량을 측정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개발된 다점식 레이저 적설계는 이차원 스캐닝 방식을 채택해 지금까지의 적설 자동 관측 장비 중 가장 간편하고 정확한데요. 지난 6월 러시아 장비 전시회에 참석했을때 적설계가 필요한 나라들로부터 구매 의사 표명을 받을 정도였습니다.
이 장비가 상용화 되면 찬바람이 불고 추운 기상 조건에서 사람이 직접 자로 측정해야 했던 적설량을 다점식 레이저 적설계가 24시간 자동으로 관측하게 되는데요. 때문에 인력 낭비를 막고 정확한 기상 예측과 폭설 대비가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번엔 다른 얘기를 해볼게요. 지난해 공공기관 평가에서 진흥원이 최하위 등급인 'E등급'을 받았어요. 이유와 쇄신 방안에 대해 말씀해 주실까요.
이 원장: 지난해 평가는 진흥원이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후 첫 평가였습니다. 작년 6월에 전임 원장이 퇴임한 후 올해 제가 4월 취임하기까지 원장 자리가 공석인 상태에서 업무를 추진하고 평가를 받았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데요.
따라서 제가 부임하자마자 공공기관 경영평가지표를 체계적으로 전담하는 태스크포스(TF) 팀을 꾸렸는데요. 진흥원의 업무를 평가 기준에 부합하게 운영하고 관리해서 내년 2월 평가에서는 B등급을 받는 것이 목표입니다.
앵커: 부임하시자마자 가야할 길이 많네요. 마지막으로 기관장으로써 목표와 바람이 있나요?
이 원장: 무엇보다도 국내 기상산업의 자생력을 키울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흥원 본래의 목적에 부합하는 고유 목적성 사업을 할 수 있는 예산을 늘릴 것인데요. 기상산업 시장이 살아날 수 있도록 기업 창업을 지원한다거나 사업자의 기술개발을 위한 R&D 자금 지원이 늘릴 계획입니다.
궁극적으로는 내수 시장과 해외 수출을 동시에 확대할 수 있는 민관의 균형 잡힌 관계를 만들어 기상산업의 도약을 이루고 싶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들이 임기가 끝나는 2017년 공공기관 평가에서는 A등급으로 나타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