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방글아기자]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사진)가 대기업 총수의 연봉 공개에 대해 찬성입장을 밝혔다. 그는 사외이사를 통한 대기업 감시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정재찬 후보자는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준 의원의 "대기업 총수의 연봉 공개가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총수의 연봉 공개는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 김기준 의원이 "총수일가가 연봉 공개와 기업활동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등기이사로 등재하지 않는다"고 꼬집자 정 후보자는 "사외이사 등 감시체계가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최근 대기업집단 현황을 보면 총수일가 가운데 한명 이상이 등기이사로 재직한 경우가 작년보다 줄었다"며 "열두 곳에서는 아예 이사로 등기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기업 총수의 연봉 공개는 지난해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의무화했다. 이전에는 총수와 임원의 보수를 합친 총액만을 공개했는데, 이를 개별 공개로 바꾼 것이다. 당시 이 법안은 찬반논란이 가열되며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지만 결국 찬성측의 우세로 국회의 벽을 넘었다.
개정안은 연간 5억원을 넘게 받는 등기이사와 감사의 개인별 보수를 사업보고서에 의무적으로 기재토록 한 것이 골자다.
법 개정에 따라 총수에 대한 감시 기능이 강화하고 기업경영의 투명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그러나 이후 연봉 공개를 회피하는 대기업집단 총수일가가 오히려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는 등 편법을 벌여 당초 의도와 취지가 퇴색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편 이번 정재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경제민주화 관련 공정위의 정책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뤘다. 개인 신상털기는 거의 없었고, 여야 의원 모두 '축하한다'며 잇단 호평을 내논 보기 드문 청문회로 마무리 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 의원은 "후보자가 도덕성과 청렴성 문제와 관련해 아무런 흠이 발견되지 않아 저도 기분이 좋다"고 말했고, 새누리당 신동우 의원은 "공무원 전경력의 대부분을 공정위에서 보내고 위원장으로 지명받은 것은 참 잘된 일"이라며 "공정위에 근무하는 직원들에게도 사기를 높일 기회"라고 호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