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차지해온 퀄컴의 스냅드래곤 시리즈가 위기를 맞게 됐다.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차세대 칩셋 스냅드래곤 810의 출시 지연설에 이어 모뎀칩 부문에서도 인텔·삼성전자 동맹의 반격이 예상된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퀄컴의 차기 칩셋인 스냅드래곤 810이 생산 공정을 앞두고 발열 등의 문제가 발생해 출시가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삼성전자(005930)가 내년 출시할 갤럭시S6에 퀄컴의 모뎀칩보다 한 단계 앞선 인텔의 카테고리10 모뎀칩(XMM 7360)을 적용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일단 퀄컴은 스냅드래곤810 출시 연기설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존 카빌 퀄컴 PR 담당 수석디렉터는 "스냅드래곤810의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으며, 2015년 상반기에 이를 탑재한 단말기가 시장에 출시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스냅드래곤810은 퀄컴이 개발한 고성능 64비트 프로세서로, 20나노 공정에서 생산되며 8개 코어(옥타코어) 기반으로 광대역 LTE-A(Cat.6)를 지원한다. 이 제품은 당초 내년 상반기 중 스마트폰 단말기에 탑재돼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퀄컴측이 밝힌 바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스냅드래곤810이 퀄컴 최초의 64비트 프로세서라는 점, 이례적으로 하이엔드 제품에서 자사 크레이트 설계가 아니라 ARM 설계 기반이라는 점에서 기존 칩셋보다 불안정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제조업체의 한 관계자는 "현재 발열 논란은 ARM 코어 아키텍처 문제보다는 스냅드래곤 칩셋 구조와 ARM의 설계도의 최적화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다음 달 초 열리는 CES 2015에서 혹은 내년 2월 열리는 MWC 2015에서 신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번 루머에 따라 공개, 출시시기가 예상과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제품 공개는 미리 하되, 시장 출시를 다소 늦추는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있다. 다만 이 경우 신제품 공개 효과가 약해져 마케팅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고심에 빠진 건
LG전자(066570)다. 삼성전자와 달리 LG전자는 하이엔드급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전적으로 퀄컴에 의존하고 있다. 스냅드래곤810의 출시가 지연되면 최악의 경우 신제품 G4의 출시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 자체 AP인 뉴클런의 경우 아직 보급형 제품만 선보인 상태다.
이 가운데 인텔이 개발 중인 모뎀칩이 삼성전자의 내년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6에 탑재될 것으로 알려져 퀄컴을 더욱 초조하게 만들고 있다. 인텔의 XMM 7360 모뎀칩은 카테고리10을 지원하는 제품으로 퀄컴 스냅드래곤810에 탑재된 카테고리 6 칩보다 성능이 한 단계 앞선다.
외신에서는 인텔이 XMM 7360 모뎀칩을 계기로 해당 부문에서 퀄컴과 대등한 수준의 경쟁자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스냅드래곤 시리즈로 AP와 모뎀칩을 원칩 단위로 공급하는 퀄컴과 달리 인텔은 AP와 모뎀칩을 별도로 판매하기 때문에 좀 더 빠르게 시장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인텔 관계자는 "모뎀칩을 별도로 공급하는 건 결국 두 회사의 개발진이 매우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이며 삼성과 인텔 역시 과거부터 매우 높은 협력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다만 인텔 XMM 7360이 어떤 제품에 적용될 지 아직 미지수, 향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인텔 모바일 칩 포트폴리오.(사진=인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