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중국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코스피도 휘청이고 있다. 상승세가 가파를 때는 따로 움직이더니, 악재의 직격타는 그대로 받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당분간 중국 증시와 함께 변동성을 키울 수 있지만 영향력이 길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9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163.99포인트(5.43%) 하락한 2856.27로 마감됐다. 10일 코스피도 중국 증시의 급락 여파로 25.39포인트(1.29%) 떨어진 1945.56까지 밀렸다.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이 차익 매물로 출회된 탓이다. 중국 정부가 환매조건부채권(Repo) 담보 규제를 강화한 가운데 유동성 리스크가 불거진 것이 빌미가 됐다.
앞서 상하이지수는 중국 정부가 기준금리 인하를 발표한 지난달 말부터 강세를 이어왔고, 지난 8일 3000선을 돌파했다. 코스피는 상반기와 달리 중국 증시의 상승세를 따라가지 못했지만, 이번 악재에는 민감하게 반응 중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중국 증시는 유동성과 정책 효과 만으로 급등했고, 펀더멘털에 대한 신뢰는 부족한 상태였다"며 "(이같은 의구심 탓에) 상승 당시의 훈풍이 국내 증시까지 이동하지 못했고, 하락 영향은 그대로 받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상하이지수의 조정이 짧은 시간 안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증시가 단기 조정을 받는 가운데 코스피도 당분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다만 가격 부담이 없는 만큼 하락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된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에 조정이 필요했던 건 맞지만, 이번 결정이 해외 자금 이동에 영향을 줄 만한 이슈는 아니다"라며 "코스피는 많이 빠져봤자 1940선까지 밀리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배 연구원도 "코스피가 글로벌 증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못 올랐다는 감안해야 한다"며 "어차피 들어온 물량도 별로 없기 때문에 하락 매물이 대거 나올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