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헌법재판소가 오는 19일 통합진보당 해산심판에 대한 결정을 선고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통합진보당이 정부와 여당에 떠밀려 선고하는 게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진보당 홍성규 대변인(사진)은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당해산 심판 선고기일이 19일로 지정된 것에 대해 충분한 심의절차 없이 서둘러 선고기일을 잡았다는 의혹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홍 대변인은 "정부가 제출한 증거가 2908호가 넘고 참고자료와 서면까지 합하면 모두 17여만쪽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방대한 증거에 대한 충분한 심리가 이뤄졌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박근혜 정부가 정당해산심판 청구의 핵심 근거로 내세운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사건은 아직 대법원 확정판결도 나지 않았다"며 "핵심 근거에 대한 형사적 판단이 채 끝나기도 전에 결정을 내리는 것이 과연 충분하고 공정한 심리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홍 대변인은 또 "수구세력과 새누리당이 연내 선고를 압박하는 가운데 선고기일이 통지됐다"며 "이들 인사들이야 말로 민주적 기본질서를 뿌리부터 부정해 온 세력들로 헌법재판소의 이번 선고기일 통지가 헌법의 가치를 근본부터 부정해 온 이들의 손을 들어주는 것으로 비쳐지지 않을까 대단히 우려된다"고 밝혔다.
홍 대변인은 아울러 "통합진보당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헌법과 헌법재판소에 대한 신뢰를 갖고 있다"며 "87년 민주항쟁으로 탄생한 헌법재판소가 민주주의를 뿌리부터 부정하는 극단적 판단을 내리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전 통합진보당에 대한 해산심판 결정에 대한 선고를 오는 19일 오전 10시에 내린다고 밝혔다.
정부는 통합진보당을 위헌정당으로 규정하고 헌정 역사상 처음으로 지난해 11월5일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