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막바지에 다다른 2014년 증시. 올해도 국내 증시는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환율과 유가 악재에 발목잡힌 코스피의 2000선 안착도 쉽지 않아 보인다. 내년에도 악재는 시장을 짓누를 전망이다. 미국 통화정책 변화와 신흥국 외환위기 가능성이 자리하면서다. 상장사의 성장성에 대한 우려 또한 제기되고 있어 불확실성을 더한다. 반면 배당 증가 가능성과 중국 성장에 따른 수혜 등 호재도 공존하고 있다. 뉴스토마토는 안개속에 가린 내년 증시에 대비할 수 있도록 주요 업종별 전망을 심층 진단하는 기획을 준비했다. [편집자주]
올해는 내수주의 전성기였다.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비용 부담이 줄고, 정책 기대감까지 겹친 가운데 내수주는 상승 가도를 달렸다. 신고가 종목의 대부분을 내수주가 차지했을 정도다.
다만 환율이 다시 급등하면서 3분기 이후 내수주는 정체된 흐름을 보이고 잇다. 높아진 밸류에이션도 내수주 횡보에 배경이 되고 있다.
가격 부담은 내년에도 내수주의 발목을 잡을 전망이다. 소비경기가 소폭 반등하겠지만 추세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내수주 전반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옥석 가리기'에 집중하라는 조언이다.
◇올해 내수주(음식료·유통·제약업종지수) 주가 추이(자료제공=대신증권 HTS, 뉴스토마토)
◇음식료주, 밸류에이션 부담 높아..'중립'
내수주 가운데 음식료 업종에 대한 각 증권사 투자의견은 '중립'이 대부분이다. 펀더멘털 개선 요인이 부족한 반면 코스피 대비 프리미엄은 80%에 달하기 때문이다.
우원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밸류에이션은 일본, 미국보다 높고, 곡물가 등 펀더멘털 변수의 추가 개선은 기대하기 어렵다"며 "소비 심리 부진 탓에 판매량이 큰 폭으로 증가할 가능성도 낮다"고 설명했다.
기대를 걸 만한 부분은 중국 모멘텀이다. 중국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는 업체에 주목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특히 '안전한 이미지'를 강화한 식품 기업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박애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을 기점으로 중국 식품시장 규모는 1조달러를 돌파해 세계 1위로 성장할 것"이라며 "중국 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 중인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약·바이오주, 해외 수출 모멘텀에 집중
(자료제공=한국보건산업진흥원, KTB투자증권)
제약·바이오주의 경우 내년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까지는 특별한 모멘텀이 없지만 연구개발(R&D) 성과가 나오는 하반기 중 주가는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R&D 성과물이 집중되는 하반기에 주가는 시장을 아웃퍼폼(수익률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에도 제약주 옥석 가리기의 초점은 '해외 수출 모멘텀'이다.
이정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기 리레이팅을 견인할 해외·신약 모멘텀이 개선되는 추세"라며 "
유한양행(000100)의 원료의약품 수출 확대,
동아에스티(170900)의 시벡스트로(Sivextro) 미국 출시 등이 주요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주, 관전 포인트는 '모바일 부문 성장성'
소비 경기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유통주의 경우 내년에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업종 전반이 아닌, 종목별 대응이 추천되고 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내수 경기 회복은 더딜 것"이라며 "결국엔 성장과 수익의 연결 고리를 찾을 법한 기업을 찾는 일이 우리의 과제"라고 말했다.
유통주 선별의 관전 포인트는 모바일 채널의 성장성을 확보했는지 여부다.
손윤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형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부진은 지속되겠지만 온라인 쇼핑업체의 경우 모바일 부문의 주도로 성장성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자료제공=키움증권 리서치센터, 통계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