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총선을 며칠 앞두고 그리스 제1야당인 시리자와 현 집권당인 신민주당의 지지율 격차가 더 벌어졌다.
30만개 일자리 창출 등의 공약이 그리스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20일(현지시간) 그리스의 최고 여론조사기관인 알코(ALCO)는 최근 지지율 조사 결과, 시리자가 집권 여당이 주도하는 신민주당을 6.5%포인트 차로 리드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주 3%에서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마케도니아대의 최근 설문조사를 봐도 시리자는 신민주당에 6.5%포인트 차로 앞서갔다. GPO가 벌인 여론조사에서는 시리자가 신민주당에 4%포인트 우위를 점했다.
이코스 마란트지디스 마케도니아대 정치과학 교수는 "시리자와 신민주당의 격차는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이라며 "획기적인 사건이 벌어지지 않는 한 결과가 뒤집히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자의 경제 공약이 구체화되자 지지층이 더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시리자 당수가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알렉시스 치프라스 시리자 당수는 최근 민간·공공·사회 분야에서 3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공언했다. 아울러 한 달 기준 최저임금을 현행 580유로(72만원)에서 751유로(94만원)로 늘리기로 했다.
수년간 진행된 긴축으로 피폐해진 빈곤층을 살리는 차원에서 각종 지원책도 마련했다. 시리자는 빈곤층 30만 가구에 무료 전기와 무상 음식 쿠폰을 제공하고 노령 연금 수급자들을 상대로 한 의료 서비스를 강화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에는 밀린 세금을 줄여주는 등 부담을 경감해 줄 방침이다. 비효율적인 정부 구조를 고치기 위해 장관 수를 현재 18명에서 10명으로 줄이는 구조개혁 안도 있다.
아울러 시리자는 국제채권단과 부채탕감 협상을 벌이는 동안 채무 상환 유예기간을 둬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안도 내놨다.
시리자는 또 유럽중앙은행(ECB)이 짜놓은 틀 안에서 은행 시스템을 유지하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뜻하는 '그렉시트(Grexit)' 불안감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전략으로 평가된다.
안토니스 사마라스 총리도 부랴부랴 시리자의 경제 공약에 맞서는 다양한 경제 회생안을 내놨으나, 지지율 격차를 줄이지는 못했다.
사마라스 총리는 이날 "신민주당이 승리해야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을 것"이라며 그렉시트 위기를 재차 강조하는 동시에, 임금과 연금을 추가로 삭감하지 않고 세금도 올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최상위층 소득세율 43%를 33%까지 낮추는 감세를 단행하고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소비·서비스 시장, 공공 영역에서 경제 개혁을 이어갈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