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앞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이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수사기관 등에 건강보험 가입자의 진료기록, 보험급여 내역 등 개인정보를 제공하려면 이를 당사자에게 통보하도록 의무화될 전망이다.
27일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주 의원
(사진)은 검찰이나 경찰 등 수사기관이 건보공단과 심평원 등에 범죄 수사, 공소 제기 등을 위한 목적으로 건강보험 가입자의 진료기록, 보험급여 내역 등을 요청할 경우 이런 사실을 본인에게 먼저 통보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으로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건보공단 또는 심평원은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라 가입자 또는 피부양자의 보험급여와 진료기록 등 개인정보를 범죄 수사와 공소 제기·유지 목적으로 수사기관에 제공한 경우 제공한 날부터 10일 이내에 제공한 정보의 주요 내용, 사용 목적, 제공한 자 등을 가입자(피부양자)에게 통보해야 한다.
또 수사기관 등에 제공한 기록은 제공한 날(제공을 거부하면 제공을 요구받은 날)로부터 5년간 보관해야 하며, 이를 위반했을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김성주 의원은 개정안 발의의 배경에 대해 "현재 건보공단이나 심평원이 보유한 건강보험 가입자의 요양급여, 건강검진 내역 등의 정보는 형사소송법 등 다른 법에 따라 법원과 수사기관, 중앙행정기관에 제공되고 있다"며 "하지만 정작 정보의 주체인 가입자 또는 피부양자에게 해당정보의 제공여부, 사용목적 등을 통보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탓에 지난 2013년 말 철도노조 파업과 관련해 서울지방경찰청이 건보공단으로부터 노조 간부의 병원진료와 약국 조제내역 등 개인정보는 물론 가족의 산부인과 수진내역, 의료급여 진찰내역 등의 개인정보까지 무분별하게 요구해 논란이 일어났다.
또 김 의원이 건보공단에서 제출받은 '건강보험 가입자 개인정보의 법원 및 수사기관 제공현황'을 보면 지난해 건보공단 본부와 6개 지역본부가 법원에 제공한 개인정보는 13만1201건이었으며, 검찰과 경찰에 제공한 것은 무려 24만7915건, 42만7516건이나 됐다.
제공한 정보는 건강보험 자격 63만6113건, 요양급여 16만6366건, 건강검진 689건, 보험료 징수 635건, 장기요양 349건, 보험료 부과 302건 등이었다.
김 의원은 "개인정보가 수사기관 등에 제공됐을 경우 당사자 통보를 의무화해 개인정보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금융기관은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융거래 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할 경우 10일 이내에 이를 본인에게 통보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