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삼성토탈·삼성종합화학 등 4개 기업 직원들은 29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사옥 앞에서 '빅딜 반대' 집회를 개최했다.(사진=이충희 기자)
[뉴스토마토 양지윤·이충희기자] 삼성그룹 방산·화학 관련 4개 계열사 직원들이 한화그룹으로의 매각에 반대하는 2차 상경 집회를 열었다.
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삼성토탈·삼성종합화학 등 4개사 직원들은 29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사옥 앞에서 '빅딜 반대' 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에는 약 59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된다.
집회 참석자들은 "삼성그룹의 매각결정은 원천무효"라고 주장하며 거듭 반대 의사를 밝혔다.
특히 이날 집회에서는 삼성과 한화의 '빅딜'이 현행법에 저촉된다는 주장이 처음으로 제기되면서 논란의 불씨를 던졌다. 윤종균 금속노조 삼성테크원지회장은 "방위산업법 35조3항에는 방산업체 매각을 위해서는 산자부에 사전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음에도 삼성은 법을 어겨가면서까지 일방적 매각을 했다"고 주장했다.
삼성 측이 노조활동을 방해하고 있다는 불만도 터져나왔다. 윤 지회장은 "직원들이 연차를 내서라도 집회에 참석하려 했으나 회사 측이 '불가' 입장을 밝혔다"면서 "손해배상청구 및 징계 회부 등으로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사측을 강하게 비판했다.
빅딜의 세부조건인 전환배치 금지와 매각 후 3년간 삼성 취업 금지 조항에 대한 문제제기도 터져나왔다. 지난 2013년 삼성코닝정밀소재를 미국 코닝사에 매각할 당시 삼성 측은 임직원들에게 선택권을 주고, 잔류 희망자 300여명을 계열사에 전환배치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빅딜에서는 삼성코닝정밀소재의 사례가 적용되지 않는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이 사업 재편 과정에서 방위사업과 화학 부문을 정리했기 때문에 직원들의 요구를 수용하는 데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잔류 희망자들이 나오더라도 전환배치할 회사가 마땅히 없다는 설명이다. 반면 직원들 사이에서는 생산직은 전환배치가 어렵지만 사무직 가운데 일부는 가능하지 않겠냐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인수 대상인 한화그룹 측의 눈치도 살펴야 하는 상황이다. 한화그룹은 빅딜에 반발한 우수 인력들이 경쟁사로 이탈할 것을 우려하며 노심초사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빅딜 발표 후 재차 "고용승계와 처우, 복리 등을 현 수준과 동일하게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수 대상기업 직원들 달래기에 나섰지만, 반발은 좀처럼 수그러들고 있지 않다. 한화그룹 측은 "매각 기업 직원들의 상경투쟁은 예고된 것이기 때문에 개의치 않는다"면서 "빅딜 과정의 하나로 본다"고 애써 표정관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