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호기자]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장기보험 시장에서 대형사와 경쟁하고 있는 중소형 손해보험사의 전략이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최근 보험업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현재 국내 중소형 손보사들은 저렴한 가격과 느슨한 언더라이팅을 무기로 대형사들과 장기보험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아울러 전속대면채널이 약한 중소형사는 GA 위주로 판매전략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식의 영업 행태는 나중에 독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 한 예로 장기보험 중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실손보험의 경우 소형사의 손해율은 높지만 보험료 인상폭은 낮다.
삼성화재의 경우 2015년 실손보험료를 17.95% 인상했지만 롯데손보와 MG손보는 11.7% 인상에 그쳤다. 손해율은 삼성화재가 91.2%, 롯데손보 128.5%, MG손보 124.8%다. 중소형사는 높은 손해율에도 가격 경쟁을 위해 인상폭을 조절해야만 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5일 “중소형사의 이런 전략은 자동차보험과 같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장기보험의 경우 자산운용으로 수익을 내야 하지만 중소형사는 자산운용 수익률도 낮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중소형사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언더라이팅이 느슨한 것은 인정한다”며 “경쟁을 위해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문제가 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항변했다.
문제는 자동차보험과 일반보험에서는 이제 더 이상 경쟁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대형사의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은 84.6%, 중소형사는 17.5%의 점유율을 보였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대형사에 비해 20% 이상 높은 손해율로 일부 소형사는 자동차보험 판매를 거의 포기했다. 시장은 정체인데, 과다 출혈경쟁으로 제 살만 깎아먹은 것.
미끼상품으로 불리던 자동차보험이지만 온라인채널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미끼상품 역할은커녕 손해만 늘리는 상품으로 취급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일반보험 역시 대형사와 경쟁이 거의 불가능하다. 계열사가 있는 중소형사의 경우 그나마 기본 실적 방어가 가능하지만 계열사가 없는 회사의 경우 일반보험 점유율이 채 1%도 되지 않는 실정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장기보험의 경우 가입 초기에는 보험금 지급율이 낮지만 연령이 올라가면서 보험금 지급율이 높아지는 상품이라 지속적인 신규고객 확보와 안정적인 자산운용이 뒷바침 돼야 한다"며 "하지만 일부 소형사의 경우 이런 구조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보험개발원 단위 : %, 2014년 11월 말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