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박근혜 정부 3년차에 단행된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TK와 공안의 약진, 보은 인사로 평가된다.
법무부는 6일자로 단행한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서 대구 출신의 김수남(56·16기) 서울중앙지검장의 후임으로 경북 청도출신의 박성재(52·17기) 대구고검장을 임명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지방검찰청으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이후 막강한 수사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방검찰청이지만 서울중앙지검장은 일반 검사장이 아닌 고검장이다.
또 과거에는 서울중앙지검장과 서울고검장을 거쳐 검찰총장으로 임명되는 것이 관례였지만 이명박 정부 당시 한상대 서울고검장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했다가 바로 검찰총장으로 임명한 선례가 세워짐으로써 서울중앙지검장은 차기 검찰총장 후보 중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이번에 새로 승진한 검사장 중에는 공안 검사들이 적지 않다. 대표적 인사로 윤웅걸(49·21기) 신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이 꼽힌다.
그는 현직 최고의 공안전문가로 서울중앙지검 2차장 검사로 임명된 뒤 유우성씨 간첩사건과 국정원 간첩증거조작 사건 등의 수사를 지휘했다. 최근에는 카카오톡 감청사건이나 장경욱 변호사 등 유씨의 변호를 맡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소속 변호사들에 대한 징계신청 등으로 진통을 겪기도 했다.
대검찰청 중수부 폐지 이후 서울중앙지검장, 법무부 검찰국장과 함께 이른바 '빅3'로 분류되는 대검 공안부장 자리에 정점식(50·20기) 법무연수원 기획부장(검사장)이 임명된 것도 우연치 않아 보인다.
정 부장은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사건에서 법무부 위헌정당 태스크포스(TF)의 리더였다. 최근 검찰은 통합진보당 해산결정의 후속작업으로 대대적인 공안 수사를 진행 중이다. 통합진보당의 해산을 이끌었던 정 부장이 그 후반작업을 맞게 된 셈이다.
오세인(50·18기) 전 대검 공안부장(검사장)이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임명된 것도 눈여겨 볼 만 하다. 오 검사장은 검찰 내 대표적인 브레인이다. 대검 중수부의 후신으로 지금의 반부패부 탄생의 산파 역할을 한 것도 그다. 지난 인사에서 반부패부장으로 임명될 것이 유력했으나 오 검사장은 공안부장을 맡았다.
그런 그가 맡게 되는 서울남부지검에는 금융·증권 분야의 구조적 비리 척결을 위한 종합 컨트롤 타워가 올해 설치된다.
서울중앙지검에 있던 금융조세조사부가 모두 서울남부지검으로 이전하면서 차장검사를 늘리는 방안이 구체적으로 검토되고 있을 정도로 예상되는 위력이 크다.
대표적인 보은 인사로 꼽히는 인사는 유상범(49·21기)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다. 그는 지난해 연말에 발발한 이른바 '정윤회 문건' 사건의 수사를 지휘했으며, 그 결과 "문건은 찌라시이며 정씨의 국정개입은 없다"는 청와대의 사전 발표와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다만, 이번 인사에서의 소득은 첫 여성 지검장이 나왔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이번 인사에서 조희진(53·19기) 서울고검 차장검사를 제주지검장으로 임명했다. 조 검사장은 2013년 12월 대검 검사급 검사로 승진하면서 여검사로는 처음으로 검사장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