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프엑스의 엠버.(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베푸는 아이돌이 대세다. 일방적으로 받기만 하던 아이돌 시대의 종말이다. 우후죽순 탄생하는 아이돌 시대의 새로운 풍경이다.
첫 솔로 앨범을 발매한 걸그룹 에프엑스(f(x))의 엠버(Amber·21)는 지난 14일 MBC '음악 중심'이 끝난 뒤 이벤트를 마련했다. 밸런타인데이였던 이날 엠버는 팬들에게 직접 준비한 초콜릿을 나눠줬다. 솔로 앨범을 응원하러 와준 팬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기 위함이었다. 한명, 한 명을 일일이 안아줬다. 질의응답까지 진행했다. 1시간을 팬들과 함께 했다.
엠버처럼 스타가 팬들에게 선물을 하는 것을 '역조공'이라고 한다. 팬들이 스타에게 선물을 하는 것을 의미하는 은어 '조공'의 반대말이다. 사회적 문제를 야기 했던 도 넘은 일방적 '조공'을 고려하면 상전벽해다.
'역조공'을 하는 아이돌 스타는 이제 낯선 풍경이 아니다. 5인조 보이그룹 마이네임(MYNAME)은 '음악중심'의 컴백 무대를 앞두고 멤버들이 직접 포장한 초콜릿을 나눠줬다. 당일 팬들은 새벽부터 그들의 컴백을 직접 보기 위해 추위도 버티며 뜨겁게 '사랑'을 나타냈다. 멤버들은 1년 4개월 만에 국내 활동을 재개는 자신들을 위해 오랜 시간 기다려준 팬들을 마음을 알기에 이같은 선물을 준비했다.
국내를 대표하는 아이돌 스타들이 한곳에 모이는 '아이돌 육상 선수권 대회' 녹화 현장은 '역조공' 경연장으로도 불린다.
지난 1일과 2일 새벽부터 저녁 늦게까지 경기 고양 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 '아이돌 육상 선수권 대회' 녹화에는 참가 아이돌 스타를 응원하기 위해 수많은 팬들이 찾아 그들을 열광적으로 응원했다.
이날 그룹 비원에이포(B1A4)는 스테이크 도시락과 과자, 음료수, 팬들이 직접 쓴 손편지 등을 선물했고, 엑소(EXO)는 치킨과 과자, 음료수 등을 선물해 팬들의 기를 살려줬다.
'역조공'의 언터쳐블 아이돌 스타는 단연 아이유(이지은·21)다. '국민 여동생'의 타이틀이 아깝지 않을 만큼 전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아이유지만 가장 모범적으로 팬들에게 사랑을 되돌려는 주는 스타로 인정 받고 있다.
데뷔 기념일, 컴백일 등 중요 날마다 팬들과 함께 고기 파티를 열어 특별한 시간을 보내는 것은 기본이다. 수면 시간이 부족할만도 하지만 시간을 쪼개 자신이 직접 쓴 손편지를 전달하거나 군인 팬에게 자신의 사진을 보내기도 한다. 적극적인 역조공이 가식적이 않아 보여 더욱 사랑을 받고 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아이돌들 사이에서도 팬들에게 역조공을 하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다"며 "특히 '아이돌 육상 선수권 대회'처럼 여러 팬덤이 응원 경쟁을 펼치는 곳에선 어떤 역조공을 하느냐를 두고 아이돌 사이에서 은근한 경쟁 심리가 엿보기도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요즘은 한 아이돌을 좋아하면 오랫동안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아이돌 그룹으로 '갈아타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비슷비슷한 노래와 외모, 춤을 보여주는 아이돌 그룹들이 많기 때문인데 역조공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특정 그룹 쪽으로 팬들이 몰리기도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