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병윤기자] 증권사들은 18일 점차 전세계로 확산되는 환율전쟁에 국내 투자자들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지난 1월 유럽중앙은행(ECB)의 자산매입 선언으로 덴마크 등 유로존 주변국뿐만 아니라 호주와 중국 등도 금리인하에 동참하며 환율전쟁이 아시아로도 파급되는 양상"이라고 밝혔다.
소 연구원은 "ECB의 양적완화로 시작된 환율전쟁에서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도 자유롭지 못할 공산이 크다"며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 모두 성장 둔화라는 부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수출을 쉽게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과 중국의 통화·환율 정책은 한국의 환율전쟁 참여 여부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정부의 구조개혁 강화 신호와 가계부채 등이 한은의 금리인하를 제약하는 변수이지만 일본과 중국이 자국통화 약세를 유도하는 정책을 지속한다면 한국 역시 환율전쟁에 뛰어들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그는 "향후 경쟁적인 통화가치 절하 과정에서 유동성 증가와 이로 인한 주택가격의 오름세도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며 "가계의 부채부담 증가와 주거비 상승을 동반하는 측면이 있는 만큼 동아시아에서의 환율전쟁 장기화는 그리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찬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지난 16일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와 지난 17일 한은 금통위 결과 등은 달러화의 변동성 확대 요인이 될 전망"이라며 "환율 전쟁과 관련한 이주열 총재 발언 내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홍 연구원은 "이날 일본은행(BOJ) 금융정책결정회의와 지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로 공개 등이 예정돼 있다"며 "최근 일본은행 내 추가 경기 부양론이 힘을 잃었다는 소식과 관련해 구로다 총재의 기자회견 내용과 오는 3월 회의에서의 인내심(patient)' 문구 삭제 여부에 영향을 줄 연준(Fed) 위원들의 의견 개진 등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들 재료들은 달러화의 주된 방향성 지표인 달러·엔의 움직임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나 설 연휴를 마치고 개장하는 오는 23일부터 선울 환시에 반영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7일 본회의를 열고 기준 금리를 현재 2.00% 수준을 유지키로 했다. 지난해 8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한 뒤 현재까지 4개월 연속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7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희의 직후 "세계 각국이 경기회복세를 높이고 디플레이션 압력을 방지하기 위해 통화완화책을 펴고 있다"며 "그 결과로 환율에 영향을 주지만 이를 환율전쟁으로 표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 증권업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이 총재의 발언을 두고 환율전쟁 참여 가능성이 낮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며 "금리가 일단 동결됐지만 환율전쟁 등을 감안할 때 금리의 추가 인하 가능성은 존재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