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프로야구 퓨처스(2군) 이상 선수 다수가 해외에서 훈련을 하는 프로야구계는 최근 잇따라 생기는 부상 소식에 걱정이 쌓이고 있다.
현지에서 휴식을 취하며 호전을 기대할 정도면 그나마 다행이다. 귀국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일부 선수는 시즌 개막 이후에 완치가 가능할 정도다. 부상은 선수 개인은 물론 주축 선수일 경우 소속 팀에게도 '악재'다.
두산의 올해 유력한 마무리 후수 후보인 노경은(30)은 지난 15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나구장에서 수비훈련을 하다 타구에 턱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다.
노경은은 미국 현지 병원에서 턱에 금이 생긴 부위를 와이어로 고정하는 응급처치를 받았고, 18일 선수단과 함께 귀국 후 서울삼성병원에서 재검진을 실시했다. 정밀진단 결과 턱뼈가 부러진 노경은은 회복에 최소 6주 이상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스프링캠프 출발 전 김태형 두산 감독은 "노경은의 활약에 따라 팀의 불펜 운영이 달라진다"고 말할 정도로 기대가 컸지만, 이번 부상으로 김 감독의 구상은 큰 폭의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
최하위 탈출을 위해 '갈길 바쁜' 한화의 공·수 최중심 선수로 꼽히는 정근우(33)도 부상자 명단에 들었다.
지난 13일 일본의 고치 하루노구장에서 일본 세이부 라이온즈 상대 연습경기에 유격수로 나선 정근우는 1회말 수비에서 더블플레이를 처리하다 1루 주자 헬멧을 스치고 굴절된 송구에 턱을 맞았다.
정근우는 현지 병원에서 하악골 골절 판정을 받았지만, 15일 귀국해서 서울대치대 부속병원 정밀검진 후 금이 간 정도란 판정을 받았다. 수술과 장기 결장은 피하게 됐지만, 재활을 거쳐야 할 처지가 됐다. 무엇보다도 정근우 특유의 몸을 던지는 수비도 당분간 보기 어렵게 됐다.
다른 구단도 해외 전지훈련에서의 부상 선수가 속출하고 있다.
롯데의 내야수 박준서(34)는 지난달 25일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 도중 개인 웨이트 트레이을 하다 발목을 접질러 귀국 조치됐고, SK의 투수 윤길현(32)은 지난 3일 햄스트링 부상으로 국내에서 치료 중이다.
NC의 투수인 원종현(28)은 대장암 초기 판정이 나왔다. 다행히 다른 장기로의 암세포 전이가 안 됐다는 판정이 내려졌고, 현재 본가에서 요양 중이다.
이밖에 삼성의 윤성환(허리), 진갑용(허리), 채태인(왼 무릎), 한화의 조인성(등) 등도 경미한 부상으로 한동안 소속팀 훈련을 하지 못했다.
특히 부상 소속선수가 주축 선수면 구단의 피해는 급격히 커진다. 노경은의 경우처럼 팀의 선수단 운용이 변경될 수도 있다. 역대 최장의 레이스를 펼치는 이번 시즌 한국 프로야구는 주축 선수의 부상이 팀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올해 프로야구 경기수는 예년보다 증가한 144경기로 모든 구단이 '있는 자원' 훈련은 물론 '신규 자원' 발굴에 애를 쓰는 이유"라며 "자연스레 소속선수의 부상은 구단에게도 손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