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최근 주류 시장에서 진한 맛의 맥주가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맥아 등 원료 비용의 상승으로 가격이 인상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까지 맥주보리와 맥아에 적용되던 할당관세가 폐지되고, 하반기부터 30%의 기본관세율이 매겨지면서 원가의 부담이 누적되고 있다.
할당관세는 수입가격과 물가 안정, 산업 경쟁력 등을 위해 기본관세율보다 낮은 세율을 매기는 세제지원 정책으로 국내 맥주업계는 지난 1995년부터 혜택을 받아왔다.
업계는 원가 상승 요인과 함께 판매관리비, 물류비 등 비용의 증가로 가격 인상의 필요성을 내세우면서도 선뜻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 관계자는 "맥아의 할당관세가 없어지면서 비용이 늘었고, 맥주 가격에 대한 영향은 이러한 원재료 요인이 가장 크다"며 "하지만 가격 인상을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맥아의 함량이 높아지는 추세와 더불어 원가 부분에 관한 압박이 커지고 있다"며 "다만 국세청과의 조율도 필요한 만큼 당장 실행에 옮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오비맥주는 맥주의 가격을 지난 2009년 2.80%, 2012년 5.89% 올렸고,
하이트진로(000080)는 2009년 2.58%, 2012년 5.93% 인상했다.
이후 3년 만인 올해 맥주 가격 인상이 거론되고 있는 것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박지호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 간사는 "그동안 할당관세로 세금을 감면받은 혜택을 업계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며 "원가 부담을 바로 가격에 반영하기보다 내부적인 자구책을 마련해 해결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제품 마케팅에 드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서로 광고를 축소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업계는 꼽고 있다.
한편 국내 시장에서는 정통 맥주의 맛을 선호하는 추세가 이어지면서 100% 맥아만을 사용하는 올 몰트(All Malt) 맥주가 연이어 출시되고 있다.
롯데주류는 지난해 4월 '오리지날 그래비티(Original Gravity)' 공법으로 제조한 '클라우드'로 시장에 진출했고, 오비맥주는 11월 독일의 '맥주순수령'에 따라 만든 '더 프리미어 OB'를 출시했다.
국내 맥주 시장 최초의 올 몰트 맥주는 하이트진로가 지난 2006년 9월 선보인 '맥스'로 지난해까지 총 1496만상자가 판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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