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정은기자] 중국 기업들이 유로화 표시 채권을 대거 발행하며 유로화 자금 조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은 올 들어 중국 본토기업의 유로화 채권발행액이 29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에는 중국 기업이 발행한 유로화 채권이 전혀 없었으며, 작년 전체 기준으로도 33억달러에 불과했다.
중국 기업들이 유로화 채권 발행을 늘린 것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영향으로 분석된다. ECB는 9일부터 내년 9월까지 600억유로 규모의 국채와 민간 채권 매입에 나선다.
ECB가 양적완화에 나서면서 유로존의 채권 금리는 내려가고 있다. JP모간에 따르면 유로존 국채 가운데 1조5000억유로 규모가 현재 마이너스 금리를 띠고 있다.
또한 CNBC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이 유로화 채권을 발행하는데는 기업 인수 의도도 있다. 중국 기업들은 기업 인수를 위한 거래 자금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6개월간 유로화 가치는 위안화대비 13%나 떨어졌다.
실제로 중국 최대 전력업체인 스테이트 그리드는 지난 1월 10억유로를 조달했다. 최대 민간기업인 포선 인터내셔널은 포르투갈의 금융, 헬스케어와 그리스의 면세점 등을 갖고 있다. 지난달 포선인터내셔널은 프랑스 리조트인 클럽메드를 9억3900만유로에 인수했다.
존 프랫 바클레이스 아시아 부채자본시장 책임자는 "중국 기업들이 유로화를 조달하는 것은 자금 대비책에 있어서 좋은 방법이다"라며 "앞으로 몇 달간 중국 기업들이 유로화 시장을 찾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인도, 한국, 홍콩 기업들도 자금조달 비용을 낮추기 위해 유로화 채권에 눈을 돌리고 있다.
반면에 중국 기업의 역외에서 발행하는 위안화 표시 채권, 이른바 딤섬본드 발행액은 감소하고 있다. 올해 시장에서 발행된 딤섬본드는 2억5000만달러에 불과한다. 이는 지난해 1분기 발행된 66억달러 딤섬본드의 규모와 대비되는 것이다.
베키 루이 스탠다드차타드의 금리전략가는 "취약한 유동성과 짧은 만기 등으로 올해 위안화 채권 발행은 지난해 대비 15% 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