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더 건강한 햄, 2천억대 브랜드로 키울 것"

브런치 문화 확대로 하나의 슬라이스햄 카테고리 형성 기대

입력 : 2015-03-22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국내 캔햄 1위 브랜드 '스팸'을 보유한 CJ제일제당(097950)이 이번에는 업계 최초로 쉐이빙(Shaving) 기술을 도입해 브런치 문화에 최적화된 냉장 슬라이스햄 제품 '더 건강한 브런치 슬라이스'를 선보였다.
 
CJ제일제당은 이 제품으로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출해 현재 8000억원대의 냉장햄 전체 시장을 오는 2020년 1조2000억원대까지 확대하고, '더 건강한 햄'의 매출액은 2000억원 이상으로 끌어 올릴 방침이다.
 
이와 관련 CJ제일제당은 지난 20일 충북 진천군에 있는 육가공공장에서 '이노베이션 세미나'를 열고, 이번에 출시한 '더 건강한 브런치 슬라이스'의 생산공정을 공개했다.
 
곽정우 CJ제일제당 신선마케팅담당 상무는 이날 "2000년대 들어 정체됐던 국내 냉장햄 시장이 합성첨가물을 빼고, 돈육 함량을 높인 '더 건강한 햄'의 출시로 다시 성장하기 시작한 지 5년이 됐다"며 "브런치, 수제맥주 등 서구식 문화를 겨냥한 제품군으로 5년 후인 2020년 1조2000억원 이상의 규모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초박' 쉐이빙 기술 적용한 냉장 슬라이스햄 제품
 
'더 건강한 브런치 슬라이스'는 반찬, 고기 대체 제품 등 그동안의 햄 개념을 벗어나 변화하고 있는 소비자 생활 방식에 맞춰 개발된 제품이다.
 
최근 20~30대 여성 위주의 브런치 문화가 전 국민이 즐기는 식문화로 자리매김하고, 브런치 시장만 1조원 이상으로 성장하고 있는 트렌드를 겨냥했다.
 
특히 이번 제품은 초박(Ultra-thin) 쉐이빙 기술을 새롭게 도입해 고기를 자르는 것이 아니라 얇게 깎는 기술로 0.8㎜ 두께를 구현했다.
 
이에 따라 두께 1.2~2㎜ 정도의 기존 슬라이스햄과 비교해 훨씬 얇아 폭신하고 풍성한 식감의 샌드위치를 만들 수 있다.
 
별다른 부재료를 넣지 않고 주재료인 햄만 넣어도 풍성한 맛을 낼 수 있어 토스트와 계란 위주의 기존 브런치 식단에서 중요한 품목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곽정우 상무는 "그동안 국내에서는 햄을 대부분 익혀 먹는 성향이 강해 슬라이스햄이 메인 제품으로 자리 잡지 못했다"며 "샌드위치를 만들 때 간단한 장점을 내세워 집에서도 브런치를 즐기는 수요를 창출하고, 하나의 카테고리를 형성해 시장이 진화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앞서 캠핑 열기가 높아지던 2012년 고기와 소시지를 그릴에 함께 구워 먹는 경향이 높다는 점에 착안해 기존 제품보다 2배 더 큰 '더 건강한 그릴 후랑크·비엔나'를 비롯해 '더 건강한 베이컨스테이크', '더 건강한 그릴스테이크' 등을 출기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유럽식 수제맥주펍이 주류업계의 메가 트렌드로 구축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오는 7월 수제맥주와 어울리는 '더 건강한 천연장후랑크(가칭)'를 출시할 계획이다.
 
◇'더 건강한 브런치 슬라이스' 생산 공정. (사진제공=CJ제일제당)
 
◇더 건강한 햄, 무첨가 건강 콘셉트로 냉장햄 시장 견인
 
'더 건강한 햄'이 시장에 첫선을 보인 것은 지난 2010년 5월로 당시 경제수준 향상과 건강·웰빙 트렌드의 급부상으로 돼지고기, 소고기 등 신선육 소비와 반대로 냉장햄 소비는 성장세가 더딘 모습을 보였다.
 
특히 2004년 환경단체의 주도로 제조 과정에 들어가는 식품첨가물에 대한 이슈가 고조됐고, 이듬해인 2005년 국내 육가공품 판매량이 14만6409톤으로 직전해보다 3% 역신장했다.
 
CJ제일제당은 냉장햄 시장의 정체를 타개하기 위해 '돈육 함량 90% 이상'과 '무(無)첨가'란 카드로 승부수를 던졌다.
 
5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전분과 합성아질산나트륨, 합성착향료, 합성보존료, 에리쏘르빈산나트륨 등 5가지 첨가물을 완전히 빼고, 돈육 함량을 90% 이상으로 높인 프리미엄 냉장햄 '더 건강한 햄'을 출시했다.
 
이 브랜드는 돈육 함량이 높아져 고기 본연의 깔끔하고 담백한 맛을 살렸고, 합성첨가물을 식물성 소재인 샐러리에서 추출한 발효소재로 대체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인식을 주는 등 호응을 얻어 론칭 1년 만에 매출 400억원을 돌파했다.
 
분절햄과 후랑크소시지, 둥근소시지 등 3개 제품으로 시작했던 제품군도 비엔나소시지, 슬라이스햄, 김밥햄, 베이컨, 베이컨스테이크 등으로 대폭 늘렸다.
 
여기에 경쟁업체에서도 무첨가 콘셉트의 제품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냉장햄 시장이 다시 성장하기 시작했고, 링크아즈텍 기준 2012년 1조2000억원대를 넘어선 전체 육가공 시장 규모는 올해 1조3000억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추정된다.
 
곽정우 상무는 "지난 2012년 기준 국민 1인당 소비하는 육가공 제품은 3.8㎏으로 일본(6.5㎏)의 58%, 독일, 미국과 비교하면 각각 9.5%, 9% 수준으로 나타나 아직도 잠재 성장 가능성은 매우 크다"며 "햄은 건강에 좋지 않다는 고정관념도 개선되고 있고, 편리함을 추구하는 1~2인 가구의 증가 등 여건이 냉장햄 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더 건강한 햄' 브랜드 연도별 매출. (자료제공=CJ제일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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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