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삼성테크윈 노조가 한화그룹으로의 매각에 반발하며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는 삼성그룹 계열사 가운데 노조를 설립, 합법적인 파업을 실시하는 첫 번째 사례다. 특히 이번 파업은 판교사업장 직원 절반이 참여해 업무 공백이 예상된다.
삼성테크윈 노조는 6일 오후 2시 경남 창원시 제2사업장에서 출정식을 개최하고, 파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삼성테크윈 노조원은 창원 2·3사업장과 경기도 성남 판교 R&D센터의 기업노조와 금속노조 조합원 등 2998명이며, 이 가운데 기업노조 소속은 약 1700명이다.
파업 출정식에는 경기도 성남 판교 R&D센터 기업노조원 1300명 가운데 약 1000명이 참석했다. 판교사업장 직원 수는 약 2000명으로, 절반 정도가 파업에 참여한 셈이다. 보직장과 필수 인력을 제외한 전 노조원들이 참여해 판교 사업장의 업무 공백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창원 2·3 사업장 직원들은 근무를 마친 뒤 이날 저녁에 합류할 예정이다. 제2·3 사업장의 기업노조원은 약 400명 규모다.
노조원들은 사측에 제시한 교섭안을 수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교섭안에는 고용안정과 처우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기업노조의 한 관계자는 "한화그룹에 매각된 이후 고용조건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상황"이라면서 "사측이 매각 전 조건을 더욱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업노조는 위로금과 향후 노동조건 등 '실리 챙기기'에 집중하고 있는 분위기다. 앞서 삼성 측은 '1000만원+기본급 4개월치'를 제시했지만, 노조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이 현실화 되자 사측도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삼성테크윈은 지난 3일부터 사내 통신망을 통해 "불법 집회 참석자들은 강력 대응하겠다"며 노조 측을 압박하고 나섰다. 파업 당일 오전에는 같은 내용을 담은 전단지를 배포하는 등 직원들의 파업 참여를 막고 있다.
한편 금속노조 삼성테크윈 지회 소속 노조원 1200명은 파업에 불참했다. 대신 오는 11일 구미시에서 삼성탈레스와 삼성토탈·삼성종합화학 등 4개사와 공동으로 연대 투쟁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웠다. 삼성테크윈 기업노조를 제외한 4개 노조는 매각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삼성토탈 노조는 지난 3일 임시 대의원대회에서 상급단체인 민주도총 화섬연맹에 가입키로 하는 등 빅딜 종료를 앞두고 사측에 협상력을 키우는 한편 다른 계열사와 응집력을 강화하고 있는 형국이다.
삼성테크윈 금속노조 지회의 한 관계자는 "한화그룹으로 편입 자체를 반대하기 때문에 기업노조와 투쟁에 나서는 명분 자체가 다르다"면서 "4개 노조가 힘을 합쳐 삼성토탈과 삼성종합화학의 주주총회도 공동저지하는 등 연대투쟁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