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연희 구청장 서울시 2차 항의 방문, 강남구 주민들 시위

구청장 방문 때마다 주민들 시위..선동 의혹 불거져
주민들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나" 선동논란에 '발끈'

입력 : 2015-04-08 오후 6:24:22
[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강남구가 서울시청 시위에 일부 주민을 동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신연희 강남구청장의 서울시 2차 항의 방문 중인 8일도 시위가 계속됐다.
 
8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 '강남구'라고 적힌 흰 모자를 쓴 주민 10여명이 모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수서동 영구임대아파트에서 온 주민들로 장애인·노인들도 농성에 참여했다. 
 
이후 시청 앞에서는 국제교류복합단지 지구에 반대하는 강남구 주민들의 시위가 벌어졌다. 수서동 뿐만 아니라 도곡동 등 다른 지역에서도 주민들이 시위에 참여했다.
 
시위 중인 주민에게 이유를 묻자 "서울시가 강남구에 사용돼야 할 돈을 멋대로 다른 구에 사용하는 것에 항의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구청 요청에 온 것이냐고 묻자 "요즘 세상에 시킨다고 오는 사람이 어디 있나. 자발적으로 왔다"고 주장했다.
 
여러 동에서 주민들이 모이다 보니 각 지역의 민원을 해결해 달라는 목소리가 뒤엉키고 조율되지 않았다. 수색 지역 사람들은 그린벨트 해제를 요구했고, 봉은사 주변 주민들은 토지 종상향을 요구했다. 수서동 지역 주민들은 KTX 수서역세권 지역에 대한 교통 혼잡 문제로 목소리를 높였다. 때문에 주민들 간에는 서로의 목소리를 낮추라는 말도 오갔다.
 
신 구청장이 시청으로 들어간 뒤에는 최대 현안인 한전부지 문제로 목소리가 모아졌다. 이날 신 구청장은 현대차에 한전부지를 매각하고 얻는 공공기여금 사용처 문제로 전날에 이어 서울시청을 2차 항의 방문했다.
 
서울시는 강남주민 시위를 신 구청장이 선동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6일에 이어 신 구청장이 서울시를 방문할 때마다 주민들이 농성을 벌였기 때문이다. 
 
김인철 서울시 대변인은 "공공기관장이 주민을 선동해 청사에 난입하고 청사 업무를 방해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신 구청장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강남구청은 신 구청장 시위 선동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강남구청 측은 "서울시에 항의 방문차 들른 주민대표 몇 명이 시장 면담을 요청하고자 6층에 올라와 시장실 앞에서 우연히 만났다"며 서울시에 사과를 요구했다.
 
시위가 끝난 뒤 강남구 도곡동과 수서동 주민자치회 관계자들은 선동 의혹 논란에 대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강남구에서 진행되는 사업을 주민들에 대한 의견 수렴 없이 독자적으로 계획을 바꾼 것에 대한 자발적인 항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신문 등 언론을 통해 사업진행 상황을 접하고 주민자치회 차원에서 하나 둘 모인 것"이라며 "강제동원이니 선동이니 하는 말은 강남구민들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8일 오전 서울 시청 앞, 강남구 모자를 쓴 장애인·노인들이 모여있다.(사진=뉴스토마토)
◇시청앞 농성에 참가하면서 벗어둔 '강남구' 모자(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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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