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를 설치하는 어린이집들이 늘고 있다. 지난 2월 어린이집 설치 의무화 법안이 국회에서 부결되었지만 그럼에도 학부들이 요구에 따라, 또는 어린이집이 자발적으로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여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했다. 개중에는 무선인터넷에 연결되는 네트워크 카메라도 있는데, 이는 실시간으로 스마트폰, 컴퓨터를 통해 접근 가능한 영상을 송출한다. 학부모 중 누구든 스마트폰과 컴퓨터만 있으면 감시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감시는 관리를 위한 마지막 수단이다. CCTV를 설치하려는 마음은 알겠지만, 차선을 택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일터에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하는데 마음이 편할 리 없다. 거기에 자부심을 느끼며 일하는 사람은 없다. 감시하는 갑(甲)과 실수하지 않으려는 을(乙)이 있을 뿐.
신뢰가 선행되지 않으면 학부모들은 마음 놓고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길 수 없다. 어린이집에 CCTV가 있다고 해서 내 아이가 학대와 폭력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믿는 부모는 없다. 오히려 어린이집 운영 실적을 들여다보고 보육 교사와 한마디라도 더 대화하는 것에서 믿음을 얻는 것이 확실한 방법이다. 학부모와 교사 간의 인간적인 유대, 원활한 소통을 통한 투명한 운영이 신뢰를 쌓는 열쇠라 하겠다.
하지만 사설 어린이집에서 이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맞벌이 부부가 많다 보니 아이를 맡기고 싶은 부모는 많은데 어린이집의 수는 한계가 있다. 대기신청 목록에 이름을 넣고 한참을 기다려야 아이를 맡길 수 있다. 돈을 내고 아이를 맡기는 입장인데도 어린이집의 눈치를 봐야 한다. 이런 마당에 어린이집 원장과 보육 교사에게 이것저것 캐묻기도 쉽지 않다. 어린이집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내 아이를 맡은 보육 교사는 어떤 사람인지, 음식재료는 좋은 것을 쓰는지, 혹시라도 사고가 있었던 적은 없는지, 많은 것들이 궁금하지만 붙잡고 꼬치꼬치 묻기는 염치없다. 불안함과 미안함의 중간쯤에서, 부모들은 타협해야 한다.
◇사진=바람아시아
일찌감치 이에 대한 대안을 모색한 사람들이 있다. 금천구 ‘신나는공동육아어린이집’은 부모들끼리 협동조합을 만들어 출자한 돈으로 설립한 어린이집이다. 학부모는 모두 조합원이며 어린이집 경영에 직접 참여한다. 부모들이 아이들 먹을 음식을 손수 구매하고, 생활공간을 청소한다. 보육 교사는 조합에서 고용하여 고용주와 피고용주의 관계를 맺지만, 회의할 때만큼은 조합원과 같은 발언권을 가진다. 모든 의사결정은 대화와 합의로 이루어진다. 이런 환경이라면 사설 어린이집보다는 좀 더 믿을만하지 않을까.
공동육아를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있나요?
공동육아에 대한 꿈이 있었어요. 공동육아라는 것이 오래된 모델이거든요. 공동육아가 추구하는 지향점도 있었고, 방식, 운영 노하우 등이 있는 거잖아요. 마을 공동체에 대한 꿈도 있었고요. 마을 공동체의 구심점을 하는 것이 공동육아였거든요. 여러 가지 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죠. 그렇다고 하더라도 가장 기본적인 것은 아이들에 대한 것이에요. 아이들의 생활, 교육 같은 것. 초등학교 가기 전에는 그래도 자유롭게 키우고 싶었어요. 우리 어린이집은 아이들이 보육 교사에게 평어를 써요. 별명을 하나씩 정해서요. 평등한 인간관계를 경험하게 해주기 위해서죠. 예를 들면, “선생님 이거 해주세요.”가 아니라, “달님, 이거 해줘.” 이런 식이죠. 부모들도 다 별명이 있어서 ‘누구 엄마’가 아니라, ‘구름, 잘 지냈어?’ 이렇게요. 버릇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아이들이 적의가 없어지고 자유로운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어디서나 당당하고요. 아이와 부모들 간의 소통도 더 편해졌죠.
공동육아는 어떤 구조로 가능한가요?
저희는 부모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었어요. 출자금을 내서 조합원이 됐죠. 법인 등록도 했고요. 법인에서 운영하는 사업체가 어린이집이죠. 어린이집 자체는 구청에 인가받고 운영하는 것이고요, 보육비 지원과 부모들이 내는 보육비로 운영되죠. 일반 어린이집처럼 운영되지만 독특한 부분은, 일반 어린이집들은 자본을 가진 원장이 책임을 지고 모든 결정을 하잖아요? 저희 경우는 부모들이 모여서 어린이집을 만든 것이고, 보육 교사는 피고용이지만 부모와 대등한 관계에요. 실제로는 고용주와 피고용인일지라도, 공동체 내에서는 동등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요. 또 부모들이 많은 부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요.
보육 교사분들은 업무가 정말 많거든요. 교육에 신경을 많이 써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가능하면 처우도 좋게 해드리려고 하고요, 시간 외 수당도 반드시 법대로 드리고요. 교사분들이 기본적으로 교육을 끌어가지만 부모가 소외되는 구조는 아니죠. 교육 위원회가 있어서 자주 방문하고 상호 협의로교육을 이끌어 가기를 지향해요. 잘 돼야 할 텐데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부분은 항상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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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어린이집과는 다른 부분이 많은 것 같네요.
그렇죠. 아이들 먹을거리도 부모들이 직접 장을 봐서 가져오거든요. 아이들이 먹을 것을 직접 구매하니까 의심할 필요가 없죠. 아이들 생활하는 모습도 자주 들여다보게 되고요. 투명한 편이죠. 보육 내용에 대해 일반 어린이집보다는 부모들이 알고 있는 것들이 많아지니까요.
아이들 이야기를 좀 더 듣고 싶은데요, 어떤 아이들이 있나요?
초기 조합이다 보니까, 보통 공동 육아는 네 살부터 일곱 살까지 받는데요, 처음에는 큰 아이들을 받기가 어려웠어요. 그래서 두 살, 세 살부터 받았어요. 그 아이들이 커서 이제 네 살에서 여섯 살이 됐죠. 보통 처음 어린이집을 보내는 분들이 많이 선택하고 개중 한두 집 정도는 다른 어린이집을 다니다 왔죠. 아이들 숫자가 적다 보니 통합 교육을 하죠. 학교는 또래 아이들만 모여 있잖아요, 여덟 살이면 여덟 살끼리, 아홉 살이면 아홉 살끼리. 사실 어릴 때 크던 것을 생각하면 좀 부자연스러운 일이거든요. 언니, 오빠, 동생들끼리 서로 어울려 지내는 것이 대부분이었지. 서로 보면서 크는 것 자체가 교육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도록 통합교육을 하죠. 아이 수가 늘어나거나 아이들이 커서 또래들끼리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따로 반을 만들어서 교육하는 방식이고요. 나들이를 가거나 놀이 시간을 운영할 때는 한 데 어울려서 지내죠.
공동육아의 핵심이라고 할 만한 것이 나들이예요. 실내 생활만 하지 않고 거의 매일 뒷산으로 놀러 가죠. 산에 매일 가다시피 하니까 처음에는 다니기 힘들어하던 아이들도 지금은 튼튼해져서 곧잘 올라가곤 해요. 꺼리지 않는 면이 생겼죠. 옷에 흙이 묻거나 나뭇잎이 붙어도 신경 안 쓰고 끊임없이 땅을 파거나 벌레를 들여다본다거나 하죠.
여느 도시 아이들과는 많이 다르네요?
그렇죠. 사실 같은 공동육아 시설이라고 해도 다른 부분이 많다고 해요. 보통의 어린이집처럼 운영하는 데도 있고, 아예 틀을 없애고 놀이로만 진행하는 데도 있다고 하고요. 저희는 오전에는 산 나들이를 가고 오후에는 세시까지 교육 활동을 하는 식이에요. 두 방식을 다 쓰는 거죠. 일반 어린이집처럼 특정한 프로그램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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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 방식에 대해 좀 구체적으로 듣고 싶어요.
협동조합이라서 일단 이사회가 있어요. 조합의 이사회이자 어린이집의 이사회죠. 어린이집 운영에 대한 대부분의 의사결정은 이사회에서 이뤄지죠. 대표 교사가 이사회에 참석해서 부모들과 같이 결정에 참여하고요. 이사는 다섯 명이고요, 각각 다섯 개 위원회의 장이죠. 교육, 재정, 운영, 홍보, 시설 부문의 위원회가 있어요. 모든 부모는 각 위원회의 소속이어야 하죠. 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의견을 취합하고 그게 이사회로 올라오는 식이에요. 그리고 1년에 한번 총회가 있어요. 모두가 공유해야할 결정사항은 여기서 이야기하고요. 교육에 관해서는 한 달에 한 번 방모임이라는 것이 있어요. 여기서는 아이들의 한 달 생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죠. 일반 어린이집은 부모들이 다 같이 방문할 일이 별로 없잖아요. 개별 상담을 통해 내 아이의 이야기만 듣는 정도라고 하는데, 방모임에서는 다 같이 생활하는 아이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관심을 갖고 이야기를 할 수 있죠.
아이들로만 엮여 있는 것보다는 더 친밀감이 있을 것 같아요.
그렇죠. 학부모이면서 조합원이니까. 서로 얼굴을 자주 보고 대화를 자주 나누게 될 수밖에 없죠. 그런 소통이 없다면 문제가 생기겠죠. 합의하기도 힘들고, 서로 모르니까 갈등도 생기고요. 공동체라서 어려운 부분은 항상 있죠. 공동체 피로감이라든가 감정 노동 같은 거요. 발전적인 방향으로 끌어가려고 노력을 많이 하죠. 쉽지는 않지만.
그래서 항상 공동육아의 좋은 선례를 찾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해요. 앞서 나간 사람들은 어떻게 했을까, 다른 공동육아 협동조합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궁금해하죠.
좋은 선례라고 생각하는 공동육아 조합이 있나요?
아직은 없는 것 같아요. 조언은 들을 수 있는데, 저희가 당면한 문제를 콕 집어서 말해줄 수 있는 분들은 흔치 않죠. 부모로서 공동 육아를 한다는 것은 큰 비용과 시간을 감수하고 하는 일이에요. 사람들과 많이 얽혀야 하는 부분도 있고요. 그런데도 하는 것은 아이가 좋은 환경에서 자라고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게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느끼면 많이 속상하죠.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고요. 그래서 항상 고민이 많아요.
이상은 저쪽인데, 실제 이루어지는 방식이 다른 경우가 많으니까. 아이를 위해서는 공동육아가 무조건 좋다고 생각했는데, 과연 뭐가 더 좋은 것인지 회의감이 들 때가 있어요. 그럴 때는 다 같이 모여서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하죠. 조합원의 역량이나 마음가짐이 그래서 많이 중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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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어려운 점이 있나요?
조합원 모집이 쉽지 않죠. 여러 가지 이유가 있어요. 비용이라던가, 품을 많이 들여야 하는 부분이요. 그래서 처음에는 관심을 보이다가 막상 아이를 맡길 때가 되면 그만두는 분들도 있고요. 다들 공동육아를 처음 하는 사람들이다 보니까 시행착오도 많았죠. 법인으로 인가를 받는 부분에서도 서툴러서 삐걱거렸던 적이 많았어요. 쉽게 할 수 있는 부분인데 절차를 몰라서 복잡해지곤 했죠.
또 여러 가지가 상충할 때 어렵죠. 보육 교사 월급도 많이 주고 싶고, 조합원 부담도 줄여주고 싶은데 둘 다 고려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학부모들끼리 이견 조율하는 것도 삐걱거릴 때가 있죠. 사람마다 민감하게 여기는 주제가 다른데, 누군가는 문제라고 생각하고 누군가는 아니라고 생각할 때, 조정하는 것이 어렵기도 하고요. 떠올릴 수 있는 일은 다 일어난다고 보시면 돼요. 공동육아 관련 서적에서 지적하는 문제점들은 다 저희도 함께 겪고 있는 것이죠. 앞으로도 겪겠죠.
민감한 질문일 수도 있는데요, 최근에 어린이집 폭행사건이 있었죠. 공동육아에 참여하시는 입장에서 느끼는 부분이 많았을 것 같아요.
그렇죠. 일단은 보육교사 자질이 중요하고, 처우도 중요하죠. 사실은 공동육아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믿을 수 있는 보육이기 때문이에요. 그건 기본적으로 깔려 있는 것이니까요. 교사에 대한 믿음이 있어요. 자신을 성찰할 줄 아는 분이라는 믿음, 아이를 존중하고 인격적으로 대한다는 믿음이 바탕에 깔려 있어야 하죠. 교사를 피고용인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정당하게 대하려고 노력을 많이 해요. 원래는 어린이집 청소도 부모들이 했어요. 지금은 보육 도우미라는 제도가 있어서 부담을 조금 덜었지만요. 일반 어린이집은 교사들이 청소를 한다고 하더라고요. 교육에 좀 더 힘써주셨으면 하는 바람에서 그렇게 했죠.
최근에 일어났던 수준의 학대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봐야죠. 만약 그런 일이 공동육아 안에서 일어났다면 굉장히 심각한 일이고, 근본적으로는 많은 부분에서 방지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최근에 공동육아 어린이집 모임에서는 CCTV 설치에 반대하는 견해를 내놓았다고 해요. 그 배경은 이해를 하죠.
CCTV 설치하고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답이 아니라는 말씀이신가요?
표면적으로만 눌러 놓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요. 저희 내부에서도 CCTV 설치에 대해 토론을 한 적이 있어요. 그 때 설치하자고 하셨던 분들은 아이는 자신을 보호할 수 없으니 보호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입장이었죠. 다른 분들은 아이의 입장에서 바라봤을 때도 감시당한다는 것은 같은데, 아이의 인권에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는 말씀을 하시기도 했죠. 저 자신도 정서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이긴 한데, 그렇다고 해서 ‘CCTV는 절대 안 돼!’ 라고 하고 싶지는 않아요. 닫혀 있는 사고를 하고 싶지는 않고, 타당한 근거를 가지고 제시하는 의견이 있다면 귀담아듣고 싶어요. 일반 어린이집에서 필요악으로써 학부모들이 공감하고 있다는 생각은 들더라고요. 부모들이 대부분 반대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이해도 되고요. 공동육아 쪽의 정서와는 좀 다르죠.
조합원 모집은 어떻게 하나요?
관심을 가지고 연락을 주는 분들이 있으면 먼저 조합원 중 홍보위원회 사람이 나가서 면담을 해요. 들어올 의사가 있다 싶으면 상호 면접을 하죠. 조합원, 보육 교사, 부모와 아이까지 한 자리에 모여서 대화를 해요. 상호 면접까지 진행하면 최종적으로 조합원들끼리 간단한 회의를 거쳐서 받을지 안 받을지를 결정하죠. 지향하는 점이 우리랑 일치하는지, 공동육아를 대하는 태도라든지를 보는 편이에요.
모집은 잘 되고 있나요?
초기에는 조합원 모집이 힘들어서 고민이 많았는데요. 최근에는 문의가 계속 들어와요. 어린이집 사태 때문에 그럴지도 모르죠. 대부분 금천구 근처인데요, 멀리서 오는 분도 있어요.
운영하시다가 보람을 느낄 때가 있다면?
지금까지는 보람보다는 힘든 점이 많아요. 작년까지만 해도 왜 시작했나 하는 생각도 했어요. 그래도 이따금 공동의 목표로 뭔가 하고 있다, 서로 배려하고 있다, 합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보람이 있죠. 다른 한 편으로는 아이가 잘 지내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 뿌듯하고요. 내가 한 노력 때문에 우리 아이가 자유롭고 행복하게 자라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요. 다른 어린이집에서는 그런 확신을 얻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지금의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굴릴 수 있도록 해야죠. 아직도 초기이다 보니까 서툰 점들이 많거든요. 조합원을 더 모집해야죠. 지금은 열네 명의 아이가 있는데, 스무 명까지 늘릴 계획이에요. 재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기 위해 필요한 최소의 단위를 구성하는 것이 올해의 목표죠. 또 조합 차원에서는 의사소통 구조나 갈등 해결하는 방식에 대한 선례를 만들려고 해요. 아직도 조정에 미숙한 부분들이 많다 보니까 원만히 넘어갈 수 있는 것들도 부딪힐 뻔했던 적이 있거든요. 그런 구조화에 성공한다면 한 발 도약하는 기회가 되겠죠.
아이를 키우는 일에 정해진 답이 있을 리 없다. 육아는 결국 고민하고 타협하며 미안해하는 과정일 게다. 공동육아 역시 고민의 산물이라는 점에서는 다를 바가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타인에게 맡기는 대신 직접 생각하기를 택했다. 내가 잠시나마 엿본 것은 믿을 수 있고 자유로운 보육을 위해 시간과 노력을 쏟는 부모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 과정은 절대 쉽지 않아 보였다.
사설 어린이집에 맡기면 생각조차 하지 않아도 되는 많은 부분에서 갈등이 발생했고 이를 원만히 해결하기는 더욱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신나는공동육아어린이집’이 생긴 지 2년이 넘어가는 지금, 두 살짜리 아이가 네 살이 되었고 네 살짜리 아이는 여섯 살이 되었다. 아이들이 커가는 만큼 이 조합원들의 열정과 고민도 함께 성숙해온 것처럼 느껴졌다. 아이를 키우는 일에 정답은 없다. 하지만 더 나은 답을 찾으려는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늘 그랬듯이. ‘신나는공동육아어린이집’이 앞으로 만들어갈 모델은 더 나은 보육을 꿈꾸는 많은 부모들에게 신선한 자극이 될 것이다.
**이 기사는 <지속가능 청년협동조합 바람>의 대학생 기자단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젊은 기업가들(YeSS)>에서 산출하였습니다. 뉴스토마토 <Young & Trend>섹션과 YeSS의 웹진 <지속가능 바람>(www.baram.asia)에 함께 게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