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외환은행의 대주주였던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낸 5조원대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의 첫 심리가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시작되면서 국내외 금융시장 등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심리의 주요 쟁점으로는 론스타 외환은행 매각 추진 당시 우리 정부가 승인을 지연했는지 여부, 론스타에 대한 8000억원대 과세의 부당성 여부 등으로 양측이 치열하게 법리를 다투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세계은행 산하 중재기구인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는 이날 한국 정부와 론스타 관계자 등 소송 당사자와 대리인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차 심리에 착수했다.
이번 소송은 한국정부가 지난 2012년 11월 외환은행 매각을 지연하고 불합리하게 과세해 5조1000억원(미화 46억9700만달러)의 손해를 입었다며 론스타가 ICSID에 중재를 신청한 데서 비롯됐다.
론스타는 한국 금융당국이 매각 승인을 미뤄 지분가격이 2조원 가량 떨어졌다고 주장하는 반면 우리 정부는 모든 절차가 적법하게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법무부를 비롯해 6개 유관 정부부처 팀장급 실무자 10여명으로 구성된 합동대응팀을 현지에 파견한 상태다.
정부 합동대응팀 간사인 김철수 법무부 국제법무과장은 심리에 앞서 “기선을 제압하는 측면에서 잘 하려고 한다”며 “타협 가능성은 항상 존재하지만 구체화된 것을 없다”고 밝혔다. 론스타 측은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번 심리에는 외환은행 매각 승인 과정에 직관접적으로 관여했던 금융당국이나 경제부처 수장들이 대거 증인으로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김석동 금융위원장,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086790) 회장 등 26명이 증인으로 채택된 상태다.
오는 24일 1차 심리가 마무리된 이후 6월 29일부터 열흘간 2차 심리가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결론은 내년 상반기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