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그림자금융 규모가 매년 약 10%씩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최근 정의당 박원석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의 그림자금융 규모는 1503조원으로, 전년 대비 157조원(11.5%) 증가했다.
그림자금융은 은행과 비슷한 기능을 하지만 은행과 달리 엄격한 건전성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금융기관과, 이런 형태의 금융기관 간 거래를 뜻한다. 기관으로는 투자은행과 헤지펀드 등, 상품으로는 머니마켓펀드(MMF)와 환매조건부채권(RP),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번 통계는 집합투자기구와 신탁계정을 포함한 넒은 의미의 기준에 따른 것이다. 두 부문을 제외하고 범위를 좁혀도 지난해 그림자금융 규모는 845조원에 달했다.
부분별 비중은 증권회사가 362조원으로 가장 컸고 집합투자기구(359조원), 신탁계정(299조원) 등이 뒤를 이었다. 증가분에서도 증권기관은 한해 동안 51조 원이 늘어 전체 증가세를 견인했다.
특히 금융안정위원회(FSB)가 발표한 ‘2014년 세계 그림자금융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말 우리나라의 그림자금융 규모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109.3%로 전년 대비 5.3% 증가했다. 이는 조사대상 26개국 중 영국(347.9%), 유로존(198.6%), 미국(150.3%) 등에 이어 7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한국은행은 올해 발표한 중점추진전략에서 ‘그림자금융 확대 등을 배경으로 비은행 부문의 부실화가 시장불안을 촉발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관련 통계를 개발하겠다고 했으나 감감무소식”이라며 “그림자 금융이 급격히 늘고 있는 만큼 한국은행 등 관계당국이 관련 통계와 분류 기준을 조속히 정비해 위험요인을 사전에 통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정의당 박원석 의원(자료사진). 사진/뉴시스